올해로 내 나이 딱 칠순이다.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지병은 없었지만, 치아부터 시작해 허리 등에 이상 신호가 오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아는 한의사에게 진맥을 부탁했다.

내 체질에는 막걸리, 맥주 등 발효주를 삼가고, 소주, 양주 등 독주가 맞는다고 권장했다. ‘평생 소주는 독하다고 막걸리와 소맥을 즐겼는데…’ 뜻밖이었다. 그동안 술로 인한 언쟁과 크고 작은 사고가 떠올라 아쉽지만 한의사가 시킨 대로 주종을 소주로 바꾸었다.

소주에 대한 중요한 정보는 당연히 ‘알코올 도수’다. 소주병 몸통에서 알코올 도수 표기를 찾지 못해 병에 붙은 라벨을 들여다봤다. 라벨에는 알코올 도수가 표기돼 있었지만 글씨가 너무 작아 보통 시력으로는 읽을 수가 없었다. 판매대 젊은 직원도 한참이나 들여다본 뒤 알려준다. ‘시중에서 제일 많이 팔린다는 소주인데 설마…’ 하다가 병뚜껑에서 겨우 하나를 더 찾았다. 소주, 양주, 맥주, 와인, 막걸리 등 특정 술에 대한 알코올 도수는 그 상품의 브랜드에 속한다. 따라서 그 술에 대한 알코올 도수는 소비자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도드라지게 표기해야 한다.

노청한·서울 은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