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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카쓰지 日리쓰메이칸大 교수

“日에 대한 보복 불가피하다면
여행제한 등 다른 조치했어야”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강제징용 보상 문제가 포함됐지만, 당시 일본이 진정성 있고 충분한 보상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방대가 주최한 제1회 세계안보학대회 참석차 방한한 나카쓰지 게이지(中逵啓示·사진) 일본 리쓰메이칸(立命館)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2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일협정은 냉전 시대에 이뤄졌고 당시 한국은 매우 가난해 적은 보상금이라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카쓰지 교수는 1985년 시카고대에서 ‘미국과 대만의 장기적인 배치 전략’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차 세계대전 이후 동아시아 국제관계와 냉전 시대 지역 안보, 한국전쟁 등 동아시아 지역 문제에 천착해온 학자다.

나카쓰지 교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모든 것이 1965년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이지만, 아베라는 정치인과 관료들이 지나치게 차가운 이성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며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등 한·일 과거사 갈등은 근본적으로 돈이 아닌 인간관계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은 무라야마(山村) 담화와 고노(河野) 담화의 정신을 이어가야 하고, 이것이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여전히 양보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나카쓰지 교수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일본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효과적이지 않은 카드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한·일 갈등을 증폭시키기만 하는 ‘악수’라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에 대한 보복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 일본 여행 자제조치 등 지소미아가 아닌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다”며 “지소미아는 단순한 보복조치로 쓰기에는 너무 중요하고 예민한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나카쓰지 교수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영향이 “당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라는 공동의 군사적 도전에 직면한 한·일이 반드시 협력해야 하는 위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카쓰지 교수는 또 “아베 행정부나 문재인 정부나 지금은 국내 정치적으로 서로에게 양보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있다”며 “양국은 당분간 위기를 증폭하지 않으면서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강한 열정이 있고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안다”며 “북한 문제에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몰입하기보다 미국·일본이 한국의 안보에 실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