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연합뉴스 조국 논의

나경원 “피의자 청문 해야 하나
계속 진행할 지 심각하게 고민
曺 자진사퇴하고 수사 받아야”

자유한국당이 28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이콧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정을 유보했다. 조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데다가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 다음 달 2∼3일 예정대로 조 후보자 청문회가 열릴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한국당은 주요 증인들이 빠진 청문회가 조 후보자의 의혹을 규명하기보다 면죄부를 주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날(2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연찬회를 연 한국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의총을 열고 격론 끝에 청문 절차를 계속 진행할지에 대해 더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결론을 내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청문회를 하는 것이 맞냐는 의견이 많아 지도부도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역사상 피의자인 후보자를 인사청문회에 올린 적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조 후보자는 자진 사퇴를 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조 후보자 가족의 증인 채택을 여당이 계속 거부하고 주요 관련자들이 해외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한국당 내 기류가 변했다.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어머니, 부인, 동생, 처남 등 가족과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관련자가 청문회에 출석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을 제외한 상당수 의원은 청문회 보이콧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의총에서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 일정을 잡은 상황에서 개최를 반대할 명분이 아직 부족하고, 여권의 대응 및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추후 결정해도 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이 청문회 보이콧 카드를 일단 유보했으나, 청문회 개최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조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인사청문 제도를 도입한 후 가족을 증인으로 불러낸 적이 없다”며 “2015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가족 세금 탈루 의혹과 관련해서 야당이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요구했을 때 (당시 여당은) ‘가족은 이제 그만 놔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회 5일 전 증인·참고인에 대한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청문회 둘째 날(3일) 증인을 부르려면 29일까지는 출석요구서가 송달돼야 한다.

용인=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