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韓, 대규모 독도훈련… 日, 화력연습 ‘맞불’ 지난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우리 해군 특전요원들이 25일 동해 영토수호훈련에 참가한 해상기동헬기(UH-60)를 통해 독도에 상륙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일본 자위대가 시즈오카현 고텐바시 히가시후지 연습장에서 전차·장갑차 80대와 항공기 20기 등을 동원한 ‘후지 종합화력 연습’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용산서 ‘세계 안보학대회’

美 월트·아이켄베리 교수 등
“美가 亞서 안보파트너이지만
中, 주변국을 종속시키려 해”

정경두 “北, 긴장 고조시켜”

“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강력한 ‘균형 연합(balancing coalition)’이 형성되겠지만, 한국과 일본의 미묘한 관계 등이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국제정치학계 석학이자 공세적 현실주의 이론가인 스티븐 월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26일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가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개최한 ‘제1회 세계 안보학 대회’에 참석해 “중국이 경제적으로 계속 발전한다면 결국 미국 못지않은 강대국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현실주의가 바라본 동아시아 안보’ 분야 기조연설자로 참여한 월트 교수는 현실주의 이론적 관점으로 볼 때 “안보는 매우 가치 있기 때문에 강대국들은 가까운 지역에서 유일한 강대국이 되길 원한다”며 “중국이 지역 패권국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트 교수는 “중국은 주변 국가들을 위협해 복종과 종속의 지위에 두려고 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며 “특히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거리를 두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트 교수는 “중국이 공세적으로 행동하며 역내 현상유지를 변경하려 시도한다면 아시아에 강력한 ‘균형 연합’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불행하게도 효과적인 균형 연합 형성에 상당한 장애물들이 있다”며 △집단행동의 딜레마 △일부 국가의 방관 △안보 협정 달성 위한 제도 부재 △중국과의 경제적 유대관계 등을 언급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일본은 서로 미묘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의 지배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행동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외교정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도 미·중 패권 경쟁 질서 속 주변국의 역할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미국은 이 지역에서 가장 우세한 ‘안보 파트너’지만, 중국은 점점 이 지역의 ‘경제적 중심’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중 양국이 맞닥뜨린 제약은, 일방적이기보다 여타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결정되는 상호 의존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 역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이 비핵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암묵적으로 합의하는 만큼 한국이 장기적인 한반도 비전을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한이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적 관계를 정상화할 경우 북한이 정상적인 ‘주권 국가’가 돼 남북 간의 특수 관계 상태가 약화할 수 있다”며 “한국은 북한의 주권적 지위와 관련한 문제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결해야 하며, 평화공존과 통일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축사를 맡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은 연이은 탄도미사일 등 단거리 발사체 발사와 대남 비난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최근 한반도 안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 없으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아·정충신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