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벌 초대형 자원개발사들의 각축장인 중앙아시아에서 최첨단 기술력과 공사 수행력으로 건설 한류를 이끌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0월 완공한 투르크메니스탄 투르크멘바시 ‘키얀리 에탄크래커 및 PE/PP 생산시설’ 전경.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화학플랜트

전체 사업금액 30억 달러 규모
모래바람 뚫고 작년 10월 완공
천연가스로 폴리에틸렌 등 생산
내수는 물론 각국으로 수출까지

최첨단 기술로 ‘無재해 대기록’
현지 플랜트 용접공도 육성하며
일자리 창출 등 ‘건설 한류’기여

현대엔지니어링은 중동과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를 발판으로 유럽, 북미 등 선진국에 진출해 ‘건설 한류’를 꽃피우고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원의 보고로 불리며 글로벌 자원개발사들의 각축장인 중앙아시아에 일찌감치 진출, 성공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특히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글로벌 건설사보다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9년 처음으로 수주한 메르브지역 인근 ‘갈키니시 가스 탈황 설비’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이후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수주한 프로젝트만 벌써 8개로 전체 사업금액만 약 85억 달러(약 10조3275억 원)에 이른다.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서쪽으로 500㎞ 떨어진 카스피해에 접한 투르크멘바시 키얀리 지역의 황량한 사막에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은빛 공장이 들어서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경제 발전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키얀리 에탄크래커 및 폴리에틸렌(PE·Polyethylene)／폴리프로필렌(PP·Polypropylene)생산시설(키얀리 화학 플랜트)’ 사업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모래바람이 불어닥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지난해 10월 완공했다.

키얀리 화학 플랜트는 카스피해 연안 지하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여러 공정을 거쳐 에틸렌 및 프로필렌으로 분해한 후 최종 제품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으로 변환·생산하는 설비다. 이곳에서는 연산 39만t의 폴리에틸렌과 8만t의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투르크메니스탄 내수는 물론 수출도 가능한 생산량이다.

키얀리 화학 플랜트 전체 사업금액은 약 30억 달러로 2013년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이 수행하는 단일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타당성 조사에서 금융조달, 사전 기본설계(FEED·Front-End Engineering Design) 및 상세설계·시공·시험 운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수행했다. 전체 부지 81만㎡에 투입된 하루 인력은 최대 1만3000여 명을 기록했고, 부지 조성공사에 들어간 절토(切土·깎거나 파는)와 성토(盛土·쌓거나 덮는) 물량 합계도 1200만㎥에 달할 정도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수많은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만큼 안전관리에도 총력을 쏟아 준공 직전 무재해 6000만 인시(人時)를 달성했다. 6000만 인시는 1000명의 직원이 매일 10시간씩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6000일(약 16년 4개월) 동안 아무 사고 없이 공사를 진행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임직원들은 키얀리 화학 플랜트가 투르크메니스탄의 ACE 프로젝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사내 약칭을 ‘T-ACE(티-에이스)’로 명명했다”며 “현장과 본사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이름처럼 ‘ACE’ 프로젝트로 마무리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입지를 견고히 하고 글로벌 석유화학 플랜트 시장의 절대 강자로 올라서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키얀리 화학 플랜트는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종합 석유화학 단지다. 2014년 착공 당시부터 국가적 관심을 받았다. 현장 최대 중량물인 프로필렌 정류탑(Propylene Fractionator) 설치 등 중요행사 때는 국영방송에서 취재해 방영할 정도였다. 2017년 1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아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수한 기술력과 공기 단축에 대한 노고를 위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첨단 기술력과 시공력으로 이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한편 다양한 방법으로 건설 한류 전파에도 힘썼다. 2016년 현지 플랜트 용접기술 인력 양성을 위해 ‘용접기술 교육센터’를 개소, 총 15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한국 협력업체 등에 채용돼 전문 용접공으로 일해 현지 고용 안정에도 이바지했다. 2017년에는 ‘전기/계장 교육센터’를 추가 개소, 8개월 동안 약 10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해외사업 담당 한 임원은 “투르크메니스탄은 2030년까지 자국 산업 인프라를 대폭 확대한다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동안 쌓은 신뢰와 공사 수행력을 바탕으로 관련 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