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정계개편 마무리때
돌아오면 되레 입지 좁아져”
安측근 “安 복귀 결심 안밝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민주평화당이 12일 분당 사태를 맞는 등 정계 개편에 시동이 걸리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권을 중심으로 안 전 대표의 ‘조기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안 전 대표 주변에서는 “아직 때가 안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12일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되도록 빨리 돌아와야 한다”며 “정치권의 갈등이 정리되고 정계 개편이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돌아오면 오히려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일종 한국당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안 전 대표를 포함한 보수 통합 구상에 대해 “함께 전체적으로 (힘을) 모아 나라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공통의 분모가 있다면 자기의 정치적인 색깔은 조금 뒤로 하고 하나로 뭉치는 것도 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에 대한 ‘러브콜’은 지난주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조차 9일 “(안 전 대표가) 조기에 귀국해 바른미래당을 총선 승리의 길로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영우·홍문표 의원 등도 공개적으로 안 전 대표를 포함한 보수 통합을 주장했다. 오는 20일과 27일 ‘보수 재편’을 주제로 토론회를 여는 중도보수 싱크탱크 ‘플랫폼 자유와 공화’도 독일에 체류 중인 안 전 대표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 전 대표의 측근인 한 바른미래당 의원은 “러브콜만 많고 들어올 공간은 없는 형국”이라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안 전 대표가 돌아와야 하는 1차 공간은 바른미래당인데, 손학규 대표가 당권을 놓지 않는 상황에선 들어와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의원들이 지금의 보수정당 틀 내로 들어오란 것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므로, 안 전 대표가 거기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다른 측근도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섰다가) 총선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타격이 오히려 크다는 조언도 있다”며 “안 전 대표가 아직 복귀 결심을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