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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장관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 안전망의 시작을 만들었고 지금은 끝을 다듬고 있다.

1982년 행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사무관 시절 밤을 꼬박 새워 고용보험제도를 만들었다. 일자리 안전망이란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고용보험제도는 획기적인 개념이었다. 제도 자체가 없으니 백지상태에서 출발해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을 직접 작성했다. 그는 “모두 작성하고 나니 두꺼운 책이 몇 권 나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만든 초안을 놓고 관련 부처와 국회에서는 토론이 이뤄졌다. 그는 “토론을 하는 전날 밤이면 집에까지 가져가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에 틀린 것은 없는지 한 자, 한 자 맞춰 봤다”며 웃었다.

그는 2013년 3월까지 고용부 차관을 끝으로 고용부를 나왔다. 이후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지냈으며 다시 장관으로 컴백했다.

그에게 “베테랑 노동관료 출신 장관으로 꼭 완성하고 싶은 업무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2~3초쯤 흘렀을까, 단호하게 “국민취업지원제도”라고 힘줘 말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한국형 실업부조’로 불리는 또 다른 고용 안전망 제도다. 기존 고용보험이 실직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한 개념이다.

이 장관은 이른바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국민취업지원제도를 구상하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기 이전에는 취업난은커녕 인력이 부족했다. 고용문제보다 새로운 산업을 재편하는 ‘산업 구조조정 문제’가 더 큰 과제였다.

이 장관은 “IMF 구제금융이 진행되면서 노동시장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났는데도 우리나라 취업자 중 고용보험을 적용받는 비율이 55%에 불과하다”며 그 이유를 유독 높은 자영업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비율에서 찾았다. 여기에 미취업청년, 경력단절여성 등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구직자에게 취업지원서비스와 함께 구직수당을 지급하자는 제도가 국민취업지원제도다.

이 장관의 고용 안전망 확대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한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관심을 두고 있었다. “플랫폼 노동자는 과거 프리랜서와 같이 거래 상대방이 없어서 이분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서는 실업부조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이 장관은 말했다. 그는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로 과거에 제가 했던 작업의 빈 공간을 채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선형 기자

△1958년 서울 출생 △서울 인창고 △고려대 사회학과 졸 △미국 미시간대 대학원 노사관계학 석사 △고용노동부 노사정책실장 △고용부 고용정책실장 △고용부 차관 △근로복지공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