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韓中日정상회의 시기 조율”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오는 12월 중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외신 보도에 대해 “연례적으로 개최해 왔던 것으로, 지금 시기는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한·일간 경제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비록 3자 회담이긴 해도 양국 정상이 한자리에 앉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5일 오전 “한·중·일 정상회의는 3국이 연례적으로 개최해 왔던 정상회담”이라며 “올해는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일본 교도(共同)통신을 인용해 한·중·일 3국 정상이 12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08년 처음 시작된 회의로, 개최지는 3개국이 돌아가면서 맡는데 올해는 중국에서 열릴 차례다. 지난해 5월에는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렸다.

청와대는 연례적으로 개최한 회의라며 선을 그었지만 일본과 전면적인 경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한 자리에서 ‘외교적 협의’를 개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과 일본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싸울 때 3국 정상회의가 열리지 않은 적이 있다”며 “한·일 양국이 뒤도 없는 것처럼 싸우고 있지만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국면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당장 외교적 합의에 이르거나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양국 정상이 만날 일정을 조율 중인 상황만으로도 현재의 갈등을 더 심각한 수준으로 고조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가 담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교도통신은 일단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한국 제외 결정 등으로 한·일 양국이 극한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문 대통령과 협의하려는 목표를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