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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인터넷의료센터, 이르면 이달부터 본격 서비스

中 진료연맹-韓 텔메드 합작
온라인으로 韓 의사 자문제공

현지의료 못믿고 소통도 문제
작은 病에 귀국하는 불편 해소

韓 진료지만 건보 적용 어렵고
약 배송 문제 등도 해결 과제

병·의원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중국 내 한국 교민들이 한국과 중국에 있는 의사로부터 진료 상담과 진단, 치료까지 받을 수 있는 ‘원격 의료(스마트 의료)’ 방식의 인터넷 진료 서비스가 조만간 시행된다. 한·중 인터넷 의료 서비스 민간기업들이 합작 사업으로 추진한 이 서비스에 보건복지부와 주중 한국대사관도 적극 지원하고 나서 한·중 의료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한국인회 등에 따르면, 중국 내 한국 교민들은 중국 병원 진료 시 언어 소통과 중국 내 낮은 의료 수준, 응급 치료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암 등 중증질환이 발견되면 대부분 교민은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중국 의료 기술을 믿지 못해 독감 등에 걸려도 귀국하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한국 약을 고정적으로 복용해야 해 한국에 자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런 이유로 중국에 거주하면서 고난도 수술 등을 제외한 일상적인 질병의 진단과 치료 등을 원격 의료 방식으로 한국 의사에게 받으려는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한·중 의료 기업 간 협력으로 본격적인 인터넷 의료 서비스 사업이 추진됐다. 현재 1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중국인터넷진료연맹(網醫聯盟)과 한국 의료서비스 회사 텔메드가 한·중 합작 플랫폼인 ‘한·중 인터넷 의료센터(www.koreadoctor.cn)’를 통해 이르면 8월부터 서비스를 본격 시행한다. 중국인터넷진료연맹은 지난해 9월 설립된 중국 최초 인터넷 진료 플랫폼으로, 현재 38개 중국 의료기관(1300여 명 의사)과 2600개 약국이 협력기관으로 가입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중 인터넷 의료센터는 텔메드와 중국인터넷진료연맹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이 플랫폼에서 진료 예약 및 접수, 상담, 진료, 투약, 건강관리 서비스 등이 ‘원스톱’으로 이뤄지게 된다. 먼저 중국 교민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한국 의사들과 진료를 예약해 ‘비대면(非對面) 원격 자문 및 협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환자는 화상 채팅을 통해 한국에 있는 의사와 대화를 나누며 플랫폼에 엑스레이나 혈액검사 등의 자료도 올릴 수 있다. 중국 내 한국 교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있는 중국 병원들과 연계해 한국 환자들이 ‘패스트 트랙’으로 각종 진료와 검사를 신속하게 받고 중국과 한국 의사들의 ‘원격 협진’을 통해 진료받을 수 있는 길도 열리게 된다. 한·중 인터넷 의료센터 측은 일부 병·의원과 의사들의 플랫폼 가입을 완료했다. 송진혁 텔메드 대표는 “한국 병·의원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중국 내 교민 80만여 명에게 최신 정보기술을 활용해 한국 왕래 등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주중 한국대사관 측도 이번 한·중 합작 인터넷 의료 플랫폼이 중국 교민의 의료 불편 해소뿐 아니라 질 좋은 한국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중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향후 한국 의료의 중국 진출에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인터넷 의료 서비스를 통해 한국 의사들이 중국 환자들에게 적극 소개될 경우 중국 환자들의 한국 의료기관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도 많다. 현재 제도 아래서는 중국 교민이나 해외로 나간 상사 주재원들의 경우 국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중국 내에서 이 원격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건보보다 비싼 일반 의료수가가 적용되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에는 보통 국내 보험사를 통해 해외장기체류보험이나 해외여행자보험에 드는 주재원이나 유학생 등은 이 보험을 이용하면 의료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중국에 장기 거주하는 교민들의 경우에도 국내 보험사 장기체류보험을 들거나 중국 보험사 상품에 가입하면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앞으로 한·중 인터넷 의료센터 측은 중국 내 교민들의 편의를 위해 중국 보험사와 연계해 별도의 인터넷 의료보험 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약 배송 문제도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국내에 들어와 진료와 처방을 받은 뒤 몇 개월치 약을 수령해 중국으로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한·중 인터넷 의료센터 측은 중국 교민이 대부분 국내 약 처방을 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한국 약을 중국으로 배송하는 방법을 강구 중에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