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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정은 누구…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다양한 직업적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그는 ‘물리학자’이면서 ‘대학교수’였고, 지금은 ‘대학 총장’이다. ‘국회의원’ 직도 가져봤다. 그에게 어느 직업이 가장 힘들었는지 물었다. 별다른 고민 없이 답이 돌아왔다. “정치죠. 정치가 가장 어려웠죠”라고 말했다.

오 총장은 “정치가 저의 소질, 적성에 맞질 않았어요”라며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 다르니까요”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과학자들은 어떤 사태가 터지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에비던스(evidence)를 보고 사리 판단을 하려 하는데, 정치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일단 내 편, 네 편을 갈라서 ‘나는 맞고 너는 틀려’라고 말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자신감을 갖고 말이죠. 그러니까 학자로서는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하는데 정치는 항상 빨리, 자신 있게 말하는 게 필요하더라고요. 이게 내가 받은 훈련하고는 달랐죠. 문법이 아주 달랐습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힘든 정치는 왜 하려고 했던 걸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오 총장은 “저는 (정치가 아니라) 정책을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라며 숨을 내쉬었다. 이어 말했다.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자면, 저는 물리학자이자 과학자로서 피해의식 같은 게 있었어요. 중요한 결정은 다 인문계 출신들이 한다는 그런 생각이었죠. 과학자 중 한 명으로서 ‘과학계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정치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과학계 모임들도 정당들에 비례대표로 과학계 인사를 넣길 원했고요. 그런데 마침 20대 국회 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서 연락이 온 겁니다. 우리가 계속 주장했던 것도 있고, 그리고 나한테 기회가 왔는데 안 하는 건 웃기다 생각했어요. 내가 당시 학교에 오래 있기도 해서, 해보고 오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죠. 국회에서 과학기술 정책을 제대로 해보는 걸 말입니다.”

반대로 그가 지금도 가장 사랑하는 학문, ‘물리학’을 선택한 계기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오 총장은 “물리가 가장 펀더멘털(fundamental)한 것 같았어요”라며 “뒤돌아봐도 (물리학을 선택한 것을) 상당히 만족합니다”고 말했다. 오 총장은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이런 것들을 배우다 보면 근본적인 질문을 하면서 배우게 됩니다. 예컨대 ‘지구는 쉼 없이 돌고 있는데, 우리가 서 있는 게 정말 서 있는 거 맞을까? 정지한다는 건 그럼 무슨 의미일까?’ 묻게 되는 거죠. 상당히 재밌었습니다. 그런데 3∼4년 정도 공부를 하다 보니 알겠더군요. 저는 아인슈타인은 못 된다는 것을….” 그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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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서울 출생 △경기중·경기고 △서울대 물리학과 △스탠퍼드대 물리학 석·박사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학장 △한국과학재단 이사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제20대 국회의원(국민의당) △제27대 서울대 총장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