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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확대·품질 강화 등
정부 ‘차 다시심기’ 캠페인

노동력 줄고 차밭 척박해져
“접근 방식 달라져야” 충고도

과거 세계 최대의 홍차 수출국으로 꼽혔던 스리랑카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마케팅을 통해 재도약을 노린다. 경제 회복을 꾀하고 영예의 1위 타이틀도 되찾겠다는 계획인데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차 재배 환경의 변화와 변하지 않는 사회 구조, 국제적인 역학질서와 맞물려 있어 스리랑카 차 산업의 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1일 옵서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19일 ‘차 다시심기’ 캠페인을 통해 대대적인 차 산업 부흥 정책을 발표했다. 이들 정책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는 총 3억 스리랑카 루피의 예산을 들여 1000ha의 땅에 1500만 그루의 새 품종 차를 심는 등 생산량 증대에 나설 방침이다. 지속적인 양질의 차 생산을 위해 가장 적절한 연령대의 차 나무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자국 내 차 수출업체에 ㎏당 3.5루피씩 받던 수출부담금을 3㎏으로 인하해 기업들을 지원한다. 차에 각종 불순물을 섞는 행위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 스리랑카 차의 품질 강화 방침도 내놓았다. 나빈 디사나야케 플랜테이션부 장관은 “이들 활동은 지난 150년간 경제를 지탱해왔던 수익사업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순간”이라며 “오랜 기간 계획만 했던 일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 정부는 오는 9월 러시아를 시작으로 일본, 중국,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칠레 등을 돌며 자국 차에 대한 홍보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스리랑카 정부가 이처럼 대대적인 ‘차 지키기’ 사업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세계시장에서 점점 위축되고 있는 스리랑카 홍차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한때 ‘실론 티’란 이름으로 세계 최대의 수출량을 자랑하던 스리랑카 홍차산업은 국가 전체 수출의 11%,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기간사업’이었다. 그런데 1970년대 전 세계 차 무역량의 40%를 독점하던 스리랑카의 점유율은 최근 15%까지 떨어졌다. 인도, 케냐, 중국 등 기존 차 재배 대국들에 더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쿠바, 말라위, 베트남 등 신흥국가들까지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리랑카 최대의 차 수출국 중 하나인 이란으로의 수출이 최근 미국의 이란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와 이로 인한 제재 강화로 사실상 중단위기에 놓였다. 그리고 차 안에서 제초제인 글리포사이트의 잔여량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와 일본과 러시아 등지로의 수출이 한동안 중단되는 위기까지 겪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일각에선 여전히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차 재배환경이 완전히 바뀌어 생산성 등이 과거에 비해 확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스리랑카 차 재배 종사자 수는 1980년대 50만 명에서 최근 20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포린폴리시 등은 기존 차 산업에 종사하던 인도계 타밀족들이 21세기 초까지 싱할라족과 내전까지 치를 정도로 심한 차별을 당한 데다 차 플랜테이션 농장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재배를 포기한 채 차라리 외국에 나가 노역을 뛰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글리포사이트의 검출로 이의 사용을 아예 금지하면서 많은 차밭이 ‘잡초밭’으로 바뀌는 등 재배환경도 척박해지고 있는 상황도 스리랑카 차 재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스리랑카 차 산업 관계자는 “과거처럼 저렴한 가격에 많은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는 플랜테이션 체제가 불가능해지면서 경쟁력 자체가 흔들렸다”며 “차 산업을 계속 지켜가기 위해선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