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올 성장률 전망 2.2%인데
정부는 여전히 2.4∼2.5% 고수
금리인하 맞춰 확장정책땐 모순

한국은행이 전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정부의 경기 대책에 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통화 정책을 담당하는 한은이 먼저 움직였으니, 재정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8일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 “한은의 독립적인 금리 결정 결과를 존중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미 우회적인 방식으로 한은의 금리 인하를 촉구한 적이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금융 정책과 재정 정책이 ‘폴리시 믹스’(정책 조합)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 상승이나 가계부채 심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계부채나 부동산 문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 5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은이 인하한다고 하더라도 (가계부채 증가와 집값 상승) 파급 효과가 그렇게까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화 정책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고, 한은도 그걸 잘 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경기 급락을 막기 위해 재정 당국인 기재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기재부는 “현재 국회에서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6조7000억 원(정부 안)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통과가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오는 8월 말 발표할 내년 예산(정부 안)도 ‘초(超)슈퍼 예산’으로 편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4월에는 국회의원 총선거도 예정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는 “내년 예산(총지출) 증가율이 10%가 넘도록 확장적으로 편성해야 한다”며 기재부를 압박하고 있다.

기재부도 확장적인 재정 정책으로 한은과 보조를 맞추려고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가 3일 ‘2019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4∼2.5%가 지나치게 높고, 확장적인 경기 대책과 논리적으로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제 전망치는 매우 높게 내놓은 뒤 ‘경기가 급락하고 있으니까 초확장적인 재정 정책을 펼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가 금융 정책과 재정 정책의 정책 조합을 강조했으므로, 기재부 등 정부 부처도 한은의 조치에 화답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