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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90개국서 사치품 수입

렉서스·벤츠 등 82차례 판매
러, 中 이어 적극 밀무역 정황
한·일도 연루… 美압박받을 듯

중국·러시아가 2015∼2017년 사이 북한으로 흘러들어 간 사치품의 90% 이상을 수출한 것으로 17일 확인되면서 대북제재 ‘구멍’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된 32개국 외에도 50개국 이상이 대북 사치품 수출에 관여됐고, 한국·일본 기업도 직간접적으로 개입된 사실이 드러나 미국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대북제재 적극 동참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미국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년여 기간 북한이 수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치품의 93%를 담당했다. 보고서에서는 중국 다롄(大連)이 유럽산 사치품의 북한 유입 과정에서 중간 기착지라는 점도 확인됐다. 중국이 수출금지 조항에 해당하는 사치품에 대한 무역코드를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중국의 대북 사치품 수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가 새로운 대북제재 ‘구멍’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특히 러시아는 2016년 2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82차례에 걸쳐 고가 자동차 803대를 북한에 수출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수출한 자동차는 러시아의 UAZ 헌터, 패트리엇 등 556대, 일본 렉서스·토요타·닛산 등 153대 등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L500·S500 등도 같은 기간 10대가 러시아를 통해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 중 일부 차량은 가격이 50만 달러(약 6억 원)대로 러시아가 규정한 사치품 수출 가격 상한선인 4만6500달러를 넘어선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9·19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용했던 메르세데스-벤츠의 마이바흐 S600 2대는 네덜란드-중국-일본-한국-러시아 5개국을 거쳤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국적의 아르투르 김과 국적불명의 최은남(Tsoy En Nam)·간면호(Gan Myen Ho)라는 이름의 인사들이 관여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일본이 관여된 것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고가 승용차 대북 수출 과정에서 일본 오사카(大阪)와 한국 부산·포항 항구가 활용됐고, 한국의 A사와 일본의 M사가 관여했다고 적시하면서 향후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북한이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동맹인 한국·일본을 통해 사치품을 조달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신보영·정철순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