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영연맹이 국가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 지난 12일 개막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일부 종목의 한국 선수들에게 영문 국적 표시인 ‘KOREA’가 없는 유니폼을 입히는 황당한 행태까지 보였다. 다이빙의 한국 간판선수인 우하람(21)이 14일 남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 진출할 때도 유니폼의 KOREA 대신에 의류업체 이름을 가린 은색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출신 국가 이름이 선명한 외국 선수들과 대비되는 국적불명으로, 그것도 너절해 보이는 유니폼으로 세계 전역의 TV 시청자에게 비쳤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세계 5대 스포츠 축제 중 하나다. 한국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최국 위상을 세계에 드높이긴커녕 되레 떨어뜨린 대한수영연맹은 얼빠지다 못해 국익까지 훼손한 셈이다. 변명도 가관이다. “전속 후원 계약을 늦게 한 탓에 공식 유니폼을 제작하지 못했고, 시중에서 판매하는 트레이닝복에 급하게 태극기 로고와 KOREA 글자를 덧대어 선수들에게 지급했지만, 다이빙 선수들은 일찍 선수촌에 들어가서 못 줬다”고 했다. 대표팀 유니폼 제작에 최소한 6개월이 소요되는데도, 후원 계약을 대회 개막 11일 전인 지난 1일에야 체결한 책임은 여전히 오불관언이다.

“최근까지도 밥그릇 싸움만 벌여온 연맹의 무능이 민낯을 드러낸 것”이라는 수영계 개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땜질한 유니폼조차 못 받았던 선수들에게도 15일에는 지급했다고 하지만, 28일 폐막식까지도 세계에 민망한 모습으로 비치게 마련이다. 수영연맹은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