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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진에 영업益 등 최악
美中분쟁·日부품 공급도 막혀

바이오, 분식회계 논란 휩싸여
미래 신사업 성장 추진력 상실
재계 “국가·기업 머리 맞대야”

삼성전자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영업이익은 곤두박질치고 있고, 한·일 외교 갈등에 따른 부품 공급 사슬은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에 의한 최대 시장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로 경영 리더십 마비 상황이 초래된 지 오래인데도 더욱 고삐를 조이고 있다. 시비를 가리는 공정성도 중요하지만, 최근의 국면을 고려해 검찰의 공명심과 경제 위기 대처 중에 선후와 경중을 가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실적 악화 △시장 상황 △외교 이슈 △사회 이슈 등의 중대 리스크(위험)가 동시에 몰리면서 역대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은 56조 원, 영업이익은 6조5000억 원을 올렸다고 잠정 발표했다. 주력 제품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4.24%, 영업이익은 56.29%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시스템(비메모리)반도체 산업을 2030년까지 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하지만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규제함에 따라 이 같은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수렁에 빠진 사이 글로벌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인재 확보, 기술 개발, 업체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세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 6월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헬스, 미래 자동차 등의 신산업 분야에 2030년까지 총 8조4000억 원, 민간 총 180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제조업 르네상스에 포함된 3대 미래 신성장 사업 중 삼성이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헬스 등 2가지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 헬스 분야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으로 추진력을 잃은 상태다. 검찰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과 임직원들을 연이어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 정치인들이 기초적 의혹인 ‘분식’의 가부에 대한 수사 결론이 나지 않았는데, 이미 ‘승계와의 관련 여부’를 따지면서 수사의 본질이 크게 훼손됐다”며 “이 과정에서 검찰은 횟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구속을 진행했는데, 결국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삼성은 업무 공백에 의한 정상 경영이 힘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바이오와 관련한 사건의 경우 공소시효가 임박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이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무리해서 사건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은 국가든 기업이든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완·이은지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