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금융그룹 S&P 글로벌
AI무역해결사 ‘판지바’ 등 공개

미국의 인공지능(AI) 활용 수준을 보여주는 다국적 금융정보그룹 S&P 글로벌이 지난해 거액에 인수한 2곳의 ‘명품 벤처’를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지난 6월 방문한 세계 유일의 ‘AI 무역 해결사’ 판지바(Panjiva)와 세계 최고의 ‘금융 AI’ 켄쇼(Kensho)가 그곳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판지바는 미국을 포함, 해외 16개국의 세관 데이터를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방식으로 분석해 고객에게 맞춤형 국제무역 공급망 정보를 제공하는 사상 초유의 회사다. 바스프·다우·하니웰·홀마크 등 1만8000개 글로벌 대기업이 고객이다. 예컨대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 소재 수입에 애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판지바의 도움으로 새로운 공장이나 제조사를 찾아낼 수도 있다.

켄쇼는 하버드대 학생들이 만든 투자정보 분석 벤처로, 창업한 지 5년 만에 역대 가장 비싼 6000억 원에 매각한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금융 AI다. 구글과 미 중앙정보국(CIA)의 초기 투자를 거쳐 설립 3년 후인 2016년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3대 금융사로부터 2500만 달러의 자금을 끌어냈고, 투자자 중 하나였던 S&P 글로벌 그룹의 식구가 됐다.

지난 6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판지바 본사에서 만난 조슈아 그린 사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 한국에 충고를 부탁하자 “정치인들에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안을 보기를 부탁하고 싶다”면서 “국제 경제와 기술 발전 등 상황은 너무 빠르게 변한다.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덤 브라운 켄쇼 테크놀로지 사장은 보스턴 케임브리지 본사를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하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변동, 북한 미사일 실험에 따른 시장 위험 등 국제 정치·외교적 변화까지 빅데이터로 입력, 분석해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즉시 추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판(版) 구글 검색창’인 셈이다.

미국(뉴욕·케임브리지)=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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