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野 3당 긴급 기자회견 손학규(왼쪽부터)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완수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연동형 비례제’ 처리 압박
“한국당 교묘한 시간끌기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지적

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을 맡아 책임 있게 운영해야 한다”며 “8월 말까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 법안 처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제도 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지정에 동참했던 야 3당 대표가 민주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법안 통과를 강하게 압박하고, 앞으로 여당의 국회 운영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 3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그동안 함께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서 온 야 3당과 어떠한 협의나 설명도 없이 정개특위 심상정 위원장을 교체하라는 자유한국당의 집요한 떼쓰기에 굴복하고 말았다”며 “이번 합의로 정치개혁 논의의 주도권이 반개혁 세력인 한국당에 넘어간다면 선거제도 개혁은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국당의 교묘한 시간 끌기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며 “선거제도 개혁 의지에 대한 민주당의 구체적이고 책임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정개특위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 자리 선택을 놓고 내부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정개특위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야 3당 대표들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전임 홍영표 원내대표보다 연동형 비례대표 관철 의지가 약하다고 판단하고 시한을 박아 선거제도 개편 법안을 처리하라고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한 여당으로서 그동안 야 3당의 협조를 받아 국회를 운영해 왔는데 이들이 공조 불가 방침이라는 배수진까지 치자 민주당은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한국당을 배제한 채 선거법을 의결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에서는 손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 참석을 두고 파열음이 나오기도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손 대표의 기자회견을 취소해 주길 바란다”며 “한국당과 합의를 이뤄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선거제 개혁을 못 한다”고 말했다.

손우성·나주예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