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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준 논설위원

오는 20일 인류는 달 착륙 50주년을 맞이한다. 미국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첫발을 디딘 지 어느덧 반세기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다. 아폴로 11호 50주년 기념우표가 2종 나왔으며,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20일 특별 생방송을 예고했다. 장난감 회사 레고가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 모델을 지난달 출시했으며, ‘마시멜로 문 오레오’라는 달 착륙 기념 쿠키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미·소 우주 대결의 상징이었던 달 탐사 경쟁은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시들해졌다. 미국이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낸 것은 1972년 아폴로 17호가 마지막이었고, 소련도 1976년 루나 24호를 끝으로 발길을 끊었다. 지나친 고비용인데 당장 손에 들어오는 이익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달 탐사 붐이 일고 있다. 중국의 달 도전으로 달 탐사 경쟁 제2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다. 중국은 2013년 12월 탐사 로버 위투(玉兎·옥토끼)를 달 표면에 착륙시켜 세 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된 데 이어, 올 1월에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

최근 달 탐사 붐은 국가 간 경쟁 때문만은 아니다. 민간업체의 우주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달과 화성 탐사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도 지난 5월 “2024년까지 달에 가겠다”면서 달 착륙선 블루문을 프레젠테이션했다. 차세대 핵융합발전 원료인 헬륨3 같은 고부가가치 광물이 달에 대량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저가 우주선 발사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달 궤도선을 2020년까지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금 상태로는 어려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달 탐사와 관련, 현실적이지 못하며 예산 낭비일 뿐이란 주장도 있다. 그러나 50년 전, 한국이 지금 같은 수준의 산업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꿈 자체를 상실하고 있는 것이 진짜 문제다. 마침 국립과학관이 인류 달 탐사 50주년을 맞이해 ‘우주’ 테마 특별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에서 항공우주특별전이 2일부터, 국립대구과학관에서는 ‘우주로의 도전’ 공동 특별전이 5일부터 9월 1일까지 열린다. 곧 방학을 맞는 어린이들에게 꿈이라도 되찾아줘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