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산불·일사병 사망

프랑스 최고기온이 44도(28일), 스페인은 45도(29일)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유럽 전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유럽의 여름철 기온이 상승하고 더위가 잦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일제히 “폭염이 유럽의 ‘뉴 노멀’ 현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이날 폭염이 최고조에 이른 후 주말에도 계속된다. 프랑스 남부 지방의 최고 기온은 42∼44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고, 29일 파리 최고 기온은 38∼40도에 이를 전망이다. 이날 스페인 북동부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최고 45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보됐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이번 유럽 폭염은 이달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폭염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고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 추세가 계속된다면 2040년대에는 유럽 전역의 폭염이 2년에 한 번꼴로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폭염의 원인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상공의 더운 공기가 제트기류를 타고 북상해 북아프리카와 포르투갈, 스페인을 거쳐 유럽 대륙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폭염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계기상기여그룹(WWAG)은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현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극단적인 기상 이변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 각국은 폭염으로 사투를 벌이고 있다. 27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은 산불이 발생해 4000ha 규모의 산림이 불탔다. 이날 이탈리아, 프랑스, 리투아니아에서는 시민들이 무더위에 일사병으로 사망하거나 더위를 피하려고 수영을 하던 중 숨졌다.

무더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독일 당국은 작센안할트주를 관통하는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의 최고 속도를 시속 120㎞로 제한했다. 프랑스 파리와 리옹, 스트라스부르 등의 대도시들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낡은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일사병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당국이 관광용 마차의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