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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전국 통합콜센터 발족
변호사들 “선임계 확인작업 등
번거로운 절차만 늘어나” 반응

“2019년 6월 3일부터 전국검찰청 대표전화가 1301로 변경 운영됩니다. 불편하시더라도 1301로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서초동의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지난 17일 평소처럼 서울중앙지검으로 전화를 걸었다가 위와 같은 안내멘트를 들었다. 변호사들은 통상 검찰 조사실 입회 시간을 조정하기 위해 검사실과 연락을 한다. 담당 검사실 전화번호를 알기 위해 해당 검찰청 일반번호로 전화를 걸면, 안내 직원이 담당 검사실로 연결시켜 줬다고 한다. 그런데 이달부터 검찰청 일반번호가 폐지된 것이다.

21일 대검찰청과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달 초부터 전국 66개 검찰청의 전화번호들을 대표번호 1301로 통합 운영하기 위해 지난주 통합콜센터를 발족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선 검찰청에 악성 민원인들의 전화가 많았던 폐해를 차단하고, 국민을 편하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대검찰청 홈페이지에는 관련 공지와 함께 “더 친절하게, 더 편리하게”라는 표어가 붙었다.

그러나 변호사업계에서는 “검사실 가는 게 해외출장 가는 것만큼 힘들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변협 공보이사 출신인 이율 변호사는 “사건을 수임한 뒤 검사실 전화번호나 담당검사, 사건번호 등을 알려면 1301로 전화해 선임계와 신분증을 팩스로 보내고 (확인 작업을 거치면) 얼마 뒤에 다시 전화해서 물어봐야 한다”면서 “예전엔 각 검찰청 일반전화를 이용하면 바로 담당 검사실로 통할 수 있었는데, 통합번호 이후 불필요한 절차가 많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대검찰청이 일선 검사들의 대외접촉을 일일이 감시하고 통제하겠다는 목적이 아니고서야 구태여 대표번호로 단일화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결국 검찰만 편해지고자 한 탁상행정으로, 더욱 철옹성이 됐다”고 비판했다. 사건을 배당받은 검찰 측에서 먼저 변호사 측에 연락을 취해 알려주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이진 않다고 한다.

번호통합정책에 대한 안내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탓에 아직 이를 알지 못하는 변호사도 많다. 한 2년 차 변호사는 “검사실 전화번호가 적힌 검찰청 배치표를 구해 갖고 있는 일부 선배 변호사는 불편함을 모르겠지만, 대부분 청년 변호사들은 번거로운 상황이 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장희진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사건검색 시스템 등이 공개된 법원과 달리 검찰 단계의 사건에서 변호사들이 접촉하기가 쉽지 않은 불가피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