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동맹’ vs ‘북중러연대’
G2대결속 ‘韓선택’ 강요받아

중·러 ‘정제유 北공급중단’제동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을 하루 앞두고 북한 노동신문에 기고문까지 게재하면서 오는 28∼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가 될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간 무역분쟁이 최대 현안이긴 하지만 20일 시 주석의 방북과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과 맞물리며 양측이 북핵 이슈를 협상의 지렛대로 쓸 가능성이 커졌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은 한·미·일 3각 동맹을 재건하려 하고, 중국은 북·중·러 연대 강화를 모색하는 ‘세 대결’ 구도에서 한국은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형국이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올해 처음 전화통화를 통해 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간 정상회담을 합의하며 미·중 정상회담이 G20 외교전의 하이라이트이자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서 14년 만에 방북하는 것은 사실상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치밀한 계산이 깔린 방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가 무역분쟁 못지않은 안건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석이 미국이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계속 몰아세울 경우를 염두에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공고한 관계를 과시하며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 주석이 19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조선반도(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역사적 기회로, 조선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으로 추동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간 협상의 ‘촉진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무역전쟁과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협조를 주고받을 가능성까지 나온다.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러 3각 연대도 강화하고 있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정제유 추가 공급의 즉각 중단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 중국과 러시아가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G20 정상회의 뒤 방한이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달성’이라는 목표에 중국도 동의할 것이라는 원칙을 강조하며 중국의 전략을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미·일 3각 동맹을 공고히 하면서 북·중·러 연대에 맞설 방침이지만 정작 한·일은 G20 기간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여전히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