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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목표는 FFVD”

中에 상임이사국 역할 강조
대북제재 이탈 움직임 단속
北에도 비핵화 약속 이행 촉구

시진핑, G20정상회의전 방북
北의도 파악해 美전달할 수도

웜비어 對北 은행업무 제한법
美상원 국방수권법에 추가시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북한과 중국 양측에 견제구를 날렸다. 북한에 대해서는 비핵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임을 상기시켜 중국을 배경으로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는 행보에 경고를 보냈다. 무역협상 돌파구로 북한 카드를 이용하려는 중국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대북 제재 이탈 움직임을 단속했다.

미국 백악관은 17일 시 주석 방북과 관련해 “세계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비핵화 협상에 응하지 않는 김 위원장에 대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제재 완화를 얻으려 하기보다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라는 압력을 가한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친서 전달 등으로 타개 실마리를 찾아가던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시 주석 방북으로 어그러지는 상황을 막으려는 것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도 김 위원장에게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비핵화 결단을 내놓으라는 압박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의도를 파악해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 정가는 중국이 북한과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며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관세 카드와 대만, 홍콩 등 잇단 공세로 수세에 몰려있고,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돼 양국 모두 미국을 상대로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미국에 대해 북한을 무역협상 카드로 사용하고, 북한은 중국을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할 확률이 높다.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해 대북 제재를 결의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양국의 공조 흐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시 주석 방북에 대한 문화일보 논평 요청에 “미국은 우리의 파트너 및 동맹국, 중국을 비롯한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함께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공유된 목표 달성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에 북한과의 거리를 좁히더라도 국제적 대북 공조의 선을 넘어서는 안 됨을 경고했다.

한편 미 상원은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대북 제재를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추가했다. 17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크리스 밴 홀런(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은 상원 국방수권법에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을 대폭 강화하고 제재 시행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내용의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한 법안’을 추가했다. 지난 2017년 북한에 억류됐다 송환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이 법안은 북한의 금융 거래 봉쇄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미·북 대화 움직임에 상원 본회의 표결에 오르지 못하고 폐기됐으나 이번에 상원 국방수권법에 포함됨에 따라 의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