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前주미공사 명예퇴직
북미라인들 외교업무 밀려나
대미협상력 ‘하락·구멍’우려

문재인 정부 들어 새 보직을 받지 못했던 조현동 전 주미공사가 오는 25일 결국 명예퇴직한다. 한·미, 미·북 정상회담 등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역대 ‘미국통’들이 줄줄이 배제되며 북미 라인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조 전 공사는 오는 25일 명예퇴직할 예정이다. 조 전 공사는 주미공사를 비롯해 한반도평화교섭본부 북핵외교기획단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미국통이다. 현 정부 출범 후 새로운 보직을 받지 못한 채 2년여 동안 대기 중이었다. 조 전 공사는 노무현 정부 당시 대표적 ‘자주파’였던 김도현 전 주베트남 대사가 사석에서 “북미국 간부가 노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고 청와대에 투서한 뒤 당시 윤영관 외교부 장관·위성락 북미국장과 함께 경질된 인사다.

조 전 공사뿐 아니라 외교부 미국통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수난을 겪고 있다. 주미 공사 출신의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도 2014년 9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 당시 ‘이면 합의’를 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조기 소환된 뒤 은퇴했다. 황 전 대사는 북핵외교기획단장, 주미대사관 정무공사,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북미 라인을 총괄하던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대사직을 하지 못한 채 퇴직했고, 장호진 전 북미국장도 조 전 공사와 마찬가지로 보직 없이 대기 상태다. 조 전 공사의 후임 격인 공사급 고위 외무공무원 A 씨는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A 씨는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혐의를 받는 주미 대사관 소속 K 공사참사관 사안과 관련해 비밀 업무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