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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사진)은 황선미 작가가 2000년에 발표해 어린이부터 성인 독자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사랑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0만 부를 돌파했고, 미국 펭귄북스를 비롯해 전 세계 29개국에서 번역, 출간되는 등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영국에서는 종합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양계장에서 편하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마당을 뛰쳐나온 암탉 잎싹을 통해 주어진 운명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의지, 주어지는 것이 아닌 스스로 키워가는 자유, 사랑,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과 용기를 깊이 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알을 품어 병아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소망을 갖고 살던 양계장의 암탉 잎싹. 양계장을 뛰쳐나가는 모험을 감행하던 잎싹은 어느 날 우연히 청둥오리의 알을 품게 된다. 그리고 부화한 청둥오리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며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보여준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인 국제 안데르센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이 작품은 근대 문명을 상징하는 ‘마당’과 탈근대·자연을 상징하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잎싹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아름다운 모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2011년 오성윤 감독의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제작돼 200만 관객을 모으고 전 세계 40여 개국에 판매되기도 했다.

1963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황선미 작가는 냉혹하게 집어내는 사실적인 묘사와 섬세한 심리 묘사의 양날을 자유롭게 쓰는 스토리텔러다.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한 뒤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표’ ‘내 푸른 자전거’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등 숱한 작품을 내놨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