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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장관 “시위대 방화·폭력
경찰과 충돌… 폭동 부추겨”
시민단체·야당 “끝까지 저지”

메이 총리 “홍콩 상황 우려”
국제사회 “평화적 해결”촉구

홍콩 시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범죄인 인도 법안 심의가 12일 대규모 시위대가 도심에 집결하면서 연기된 가운데 홍콩 당국이 이번 시위의 폭력성을 적극 부각하고 나섰다. 이번 시위를 조직한 홍콩 시민단체와 야당은 범죄인 인도 법안을 끝까지 저지하겠다고 주장해 긴장 국면은 계속될 전망이다. 캐리 람(林鄭月娥·사진) 홍콩 행정장관은 이번 시위를 ‘폭동(riot)’으로 규정한 뒤 “법안을 강행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미국과 영국 등 국제사회는 평화적인 해법을 강조했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람 장관은 전날 수만 명의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 건물 주변을 에워싼 채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것에 대해 강력 비난했다. 람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위험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 행동들을 했다”며 “이들은 공공시설을 파괴한 것은 물론 불을 지르고, 날카로운 쇠파이프를 사용하고 벽돌을 경찰에게 던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는 홍콩을 사랑하는 행위가 아니며, 오히려 뻔뻔스럽게 폭동을 부추기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홍콩 시내 애드미럴티에 있는 입법회 건물 주변에서 시위를 벌인 학생과 시민들이 법안 심의가 연기된 뒤 경찰의 해산에 저항하면서 폭력 행위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70여 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물대포와 최루탄, 고무탄 등을 사용했다. 홍콩 경찰 당국은 이날 성명서를 내 “시위대가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해 바리케이드를 쌓은 채 폭력 행위로 경찰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들도 시위대의 주장이나 관련 사진은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폭력 행위를 비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시위대가 도로를 막고 폭동을 일으켜 도시를 무질서로 몰고 갔다”며 “하지만 캐리 람 장관은 폭력 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안처리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우산과 고글로 무장하고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모든 도로를 점거하면서 법안 심의를 좌절시켰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어 “많은 홍콩 시민은 온라인에서 법안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그들의 폭력 행위를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이번 홍콩 시위에 개입하고 있는 것은 법안이 통과되면 홍콩에 대한 영향력이 약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 하원 ‘총리 질의응답(Prime Minister’s Questions·PMQ)’에서 “영국은 전 식민지의 자유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야 하는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홍콩에 많은 수의 영국인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범죄인 인도 법안의) 잠재적인 효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9일 발생한 홍콩 시민의 시위에 대해 “그것은 100만 명이다. 내가 그동안 본 최대 시위였다”며 “중국과 홍콩을 위해 모두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캘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때 아마도 이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며 “그 문제는 확실히 백악관의 우리들 관심을 끌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