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가 5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위치한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200번째 홈런을 날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볼티모어전 첫 타석서 솔로포
시즌 11호… 올 33홈런 가능
亞 출신 100홈런 역대 3명뿐

2001년 고교 졸업 후 미국행
타고난 성실·근성으로 금자탑

텍사스 레인저스의 외야수 추신수(37)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2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추신수는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홈 경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렸다.

추신수는 0-4로 밀린 1회 초 상대 선발투수 딜런 번디의 2구째 한 가운데로 몰린 91.5마일(시속 147㎞) 짜리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 뒤를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올 시즌 11호째 대포를 날린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200홈런 고지를 밟았다. 12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200홈런 이상 날린 타자는 349명밖에 없다. 추신수는 2006년 7월 2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빅리그 1호 대포를 날렸고, 2013년 8월 2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100번째 홈런 아치를 그려냈다. 또 2018년 5월 2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날려 일본의 마쓰이 히데키를 넘어 당시 빅리그 아시아 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176개)을 작성했다.

현재 소속팀이자 2014년부터 뛴 텍사스에서 96개를 때려 가장 많았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2006∼2012년)에서 83개를 때렸다. 신시내티 레즈(2013년)에서는 21개를 각각 기록했다. 팀별로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애틀전에서 가장 많은 17개의 아치를 그렸다.

당분간 추신수의 아성을 위협할 아시아 출신 선수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100개를 채운 건 추신수와 마쓰이, 스즈키 이치로까지 3명에 불과하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마쓰이는 10시즌에 175홈런, 그리고 올해 은퇴한 이치로는 19시즌을 뛰고 117홈런을 남겼다.

현역 선수 중 가운데 추신수에 도전할만한 후보는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40개)와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25홈런) 정도다. 하지만 강정호는 음주 운전으로 인해 예전 기량을 되찾을지 미지수다. 오타니는 지난해 당한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달 8일에야 복귀전을 치렀고, 특히 투타 겸업을 꿈꾸고 있어 변수가 많다.

추신수의 현재 홈런 생산 추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국인 빅리거 시즌 최다 홈런(22개·2010, 2015년, 2017년)을 세울 때는 물론이고 2004년 마쓰이가 아시아 선수 최다 홈런 기록(31개)을 세울 때와 비슷하다.

추신수가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산술적으로 33개의 시즌 홈런이 가능하다. 마쓰이의 경우, 2004년 당시 53경기 만에 홈런 10개를 쳤다. 추신수는 마쓰이보다 2경기 앞선 51경기에서 10홈런을 날렸다.

2001년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타고난 근성과 성실함으로 세계 최고 선수들만이 뛰는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았다.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부터 스프링캠프 때마다 오전 5시에 훈련장에 나와 훈련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 구장 관리인이 추신수에게 경기장 열쇠를 맡긴 적은 유명한 일화다. 미국에서 19번째 시즌인 올해도 어김없이 ‘새벽 출근’을 거르지 않았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