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김정은 부부’ 바로 옆자리 김정은(왼쪽 네 번째)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두 번째)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3일 김 위원장과 함께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여정, 리설주 바로 오른쪽
대집단체조 개막공연 관람

‘하노이 주역’모습 잇단 공개
조직 다지고 체제안정 과시

“국제사회 의식해 의도적 공개
대화재개 김정은 결단만 남아”

지난 2월 말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근신설’이 돌았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3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된 이후 52일 만이다. ‘숙청설’이 나왔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이틀 연속 북한 매체 보도에 등장하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내부 정비를 마무리했으며, 대미·대남 협상 재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달렸다는 점을 대외에 알리는 신호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3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개막공연을 관람했다. 김 위원장의 공연 관람에는 여동생인 김 제1부부장과 김 부위원장도 동석했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의 바로 오른편에 앉았다. 김 위원장이 참석한 공식행사에서 김 제1부부장이 퍼스트레이디 곁을 차지한 적은 처음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은 ‘백두혈통’인데, 정책상 실패로 교체할 수는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직 재정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부위원장의 경우 정치적 위상이 떨어졌으며, 대미 협상라인은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상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남·대미 라인이 재정비됐고, 김영철은 통일전선부장 직을 내놓으며 사실상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대내 결속 및 조직 정비를 끝내고 대외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깜짝 승진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중심으로 새롭게 대남·대미 협상 진용 구성을 완료했으며, 김 위원장이 언급한 마감시한인 연내에 협상 재개를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조직 정비가 완료됐으며, 남북대화 및 미·북 대화 재개는 김 위원장의 결심만 남은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부에서는 북한이 남측 언론의 ‘숙청’ 보도에 의도적으로 김영철·김여정을 조기에 등장시켰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매체에 등장할 만한 고위직이 아닌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협상특별대표까지 모습이 비친다면 북한이 국제사회를 의식해 숙청설이 제기된 인사들을 의도적으로 등장시킨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1·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을 모두 수행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은 2일과 3일에도 김 위원장의 공개 일정에 당 주요 간부들과 나란히 등장해 강화된 입지를 실감케 했다.

김영주·정철순 기자 everywhere@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