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물적분할 주주총회 전면 무효” 3일 현대중공업 노조와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들이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주주총회 전면 무효화 투쟁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重 대우조선 실사 첫날 무산
노조는 오늘도 부분파업에 집회

회사측 “노조 점거로 10억 손실
현장실사 최대한 유연하게 대처”

현대중공업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총 통과 이후 노동조합의 반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노조는 이번 주 내내 전면·부분 파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실사 과정에서 공권력이 동원되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쇠사슬을 묶고 현대중공업 등의 실사를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고용 보장과 산업경쟁력 강화라는 회사 측의 목소리는 ‘기득권 사수’를 내건 노조의 뒷다리 잡기에 묻혀버리는 형국이다.

4일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하루 전 전면파업에 이어 4일에도 오전 9시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파업과 함께 사업부별 파업 참여 독려 활동을 벌인 데 이어 오후 1시 30분부터 노조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4개 중대, 200여 명을 현대중공업 주변에 대기해 놓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5일에는 4시간, 7일에는 2시간씩의 부분파업도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달 31일 회사가 장소를 변경해 주총을 개최하자 “주주들이 주총 장소와 시간을 충분히 알 수 없었고, 현실적으로 이동하기 쉽지 않았다”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4일 오전 유인물을 내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현장실사단이 공권력을 앞세우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3일 열린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 실사는 대우조선해양 노조원들의 저지로 결국 무산됐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회사 직원·산업은행·회계법인 등 20여 명으로 구성된 현장 실사단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로 보냈다.

실사단은 조선·해양·특수선 현장을 점검하고 자산 등을 파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시민단체 등 400여 명은 실사단이 도착하기 전부터 옥포조선소 정문을 봉쇄하고 현장 실사를 하지 못하도록 출입을 막았다. 이들은 현대중공업의 매각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오후에 재차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으나 결국 이날 실사는 무산됐다.

현대중공업은 무리하게 진입해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오는 14일까지 실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최대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노조의 주총장(한마음회관) 점거로 물적 피해와 영업 중단에 따른 손실 금액이 모두 1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