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와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하던 도중 사무소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을 끌어내고 있다. 연합뉴스

- 얻어맞는 공권력

금속노조 어제 종로서 집회
경찰 멱살잡고 쓰러뜨리기도
10여명 손목인대 등 부상당해

폭력 12명중 10명 바로 석방
지난달 ‘국회담장 훼손’ 이어
‘노조 눈치보는 공권력’ 논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집회 및 시위 과정에서 경찰을 폭행해 치아 골절 상해를 입힌 가운데 경찰이 현장에서 검거된 12명 중 10명을 곧바로 석방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에도 국회 진입을 시도하며 담장까지 무너뜨렸지만, 경찰은 연행된 조합원들을 바로 석방해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아 공권력 방어의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전날 오후 열린 집회 및 시위에서 경찰관에게 부상을 입혀 공무집행방해와 집회시위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12명의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 중 10명이 석방됐다. 경찰은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이날 중 다시 추가 조사를 벌여 석방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석방된 10명에 대해서는 1차 조사가 마무리됐다고 판단했다”며 “남은 2명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해 아직 석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행된 조합원들은 22일 오후 시위 과정에서 10여 명의 경찰관에게 부상을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경찰 3명 및 의경 2명은 치아 골절, 치아 흔들림, 손목 인대 손상 등 병원 진료가 필요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경찰들도 찰과상 등의 부상을 당했다.

전날 시위에는 금속노조 소속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 조합원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에 관한 집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은 현대중공업 사무소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폴리스 라인(경찰통제선)을 넘어 건물 입구에 있던 경찰을 끌어내려 멱살을 잡거나 바닥에 쓰러뜨렸다. 일부 조합원은 경찰관이 가진 방패를 빼앗기도 했다. 현행범으로 긴급체포된 피의자의 경우 인권보호를 위해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48시간 내에 석방해야 한다. 그러나 치아가 부러질 정도로 상해를 입힌 폭력행위자들에 대해서 24시간도 되지 않아 석방한 것은 공권력을 스스로 훼손시키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4월 3일에는 김명환 위원장 등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동 국회 정문 앞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를 참관하겠다며 경찰 저지 벽을 뚫고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국회 철제 담장을 무너뜨리고, 경찰 차단벽을 쓰러뜨리는 강경 시위를 펼쳤다. 당시 집회에서도 경찰과 취재진이 발목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에서 25명이 연행됐지만, 경찰은 조사 후 대부분 석방조치를 취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난달 사건과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처리할 방침”이라며 “일부 조합원이 연행 후 곧바로 석방되기는 했지만, 사후 조사로 신병처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