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글로벌 경쟁은커녕
내부규제와 싸우느라 바빠”

“관여하는 부처만 많고 정작 컨트롤 타워는 없다.” “정부가 안 해 본 것이어서인지 규제 풀기에 겁을 내고 있다.” “규제 완화를 좀 더 과감히 해야 한다.”

정부가 22일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반복되는 ‘장밋빛 청사진’보다 구체적 실행 방안과 과감한 규제혁신 방안부터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바이오헬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헬스산업 자체가 규제산업이다 보니 연구·개발(R&D) 비용 처리 등 결정 안 된 게 너무 많다”며 “우리 쪽을 담당하는 부처만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세 군데나 되지만 정작 필요한 컨트롤 타워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헬스 산업은 글로벌경쟁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정작 내부 규제와 싸우기 바쁘다”며 “바이오에 쓰는 물질 자체가 화학물질로 분류돼 화학물질관리법 적용을 받고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건의해 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내부규제는 좀 더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회계처리 문제 등의 재정립을 비롯, 바이오헬스 쪽의 많은 규제를 어떻게 풀지 정부 부처와 이해 당사자 간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바이오헬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보다 규제가 심한 편”이라며 “차라리 바이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해외에서 사업하는 게 낫다는 푸념이 나온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바이오 업체의 한 대표는 “바이오업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약 출시 타이밍과 자본 집약적 산업이라는 정부의 공감대 형성”이라며 “큰 틀에서 바이오기업 스스로가 시의적절한 신약승인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등 자생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예전에 자동차, 반도체산업이 성장해 글로벌 기업이 되는 과정을 보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산업으로 인정하고, 전향적인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라며 “글로벌경쟁에서 도움이 되는 정책,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