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1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췄다. 반년 새 두 번에 걸쳐 0.4%포인트 내렸는데, 다른 주요국엔 기존 전망을 유지하거나 더 높인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 1분기 -0.3% 역성장하며 OECD 꼴찌 수모를 겪었고, 1.8% 전망(노무라종합연구소)까지 나온 터라 놀랄 일도 아니다. 절실한 건 저성장에서 벗어날 방법론이다. OECD는 “한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는 노동생산성”이라며 OECD 상위 50% 국가의 절반에 불과한 현실을 짚었다. 2017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4.3달러로 OECD 36개 회원국 중 29위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2010∼2017년 제조업 1인당 노동생산성이 연평균 2.8% 증가해 41개국 평균 3.5%에 뒤졌다. 반면 단위노동비용은 2.2% 늘어 평균 1.7% 감소한 다른 나라를 추월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만 해도 임금은 세계 최고지만, 차 만드는 시간으로 본 생산성은 최하위권이다. 이래선 경쟁이 될 수 없다.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은 제조업보다 훨씬 떨어진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저생산성 구조는 더 후진했을 것이다. 최저임금을 기업이 감당 못할 만큼 급속히 올리고, 일하는 시간은 강제로 줄였으니 나아질 턱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13일 “최저임금 인상률이 노동생산성 증가보다 높아선 안 된다”면서 노동시장과 상품시장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으면 2020년대 성장률이 1.7%까지 떨어질 거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고도 심각하다.

생산성은 각자가 지닌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것이고, 다른 말로는 혁신이다. 그런 만큼 한 나라의 성장동력을 유지·확대하는 데도 생산성 제고는 필수다. OECD와 IMF의 공통된 권고(勸告)는 구조 개혁이다. 약자 보호를 명분으로 생산성이 낮은 산업·기업·인력 유지에 천착하면서, 과잉 시장 개입으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문 정부 방식은 역주행이다. OECD 등의 조언대로 노동개혁을 통해 고용 경직성을 깨고, 규제 혁파로 산업구조의 질적 전환을 도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