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대선주자들 잇단 비판
“트럼프가 위험한 길로 이끌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의 전쟁 발언에 대해 ‘이란의 종말’이라는 고강도 경고로 맞불을 놓으면서 ‘말(言)의 전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위터에 “이란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발언 수위를 높이고 나선 형국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강온 양면을 오갔다. 지난 13일 “그들이 무슨 짓이든 한다면 그것은 매우 큰 실수가 될 것이다. 엄청나게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14일에는 ‘12만 병력 중동파견’ 등 군사옵션 카드에 대해 “만약 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12만 명)보다 훨씬 많은 병력을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러다가 16일에는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한발 물러선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다시 군사적 옵션을 암시하며 발언 강도를 높인 데는 이란 측의 전쟁 언급에 맞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라며 “국가를 방어하는 모든 분야에서 준비가 끝났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잇단 군사적 충돌 양상이 빚어지면서 중동 지역을 둘러싼 위기감은 커지는 기류다. 미국은 페르시아만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B-52 전략 폭격기를 배치했으며, 이란은 단거리 미사일을 통한 타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군 출신 미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 방위군에 자원입대해 두 차례 중동 지역에 파견된 적이 있는 털시 개버드(하와이) 하원의원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향한 위험한 길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버드 의원은 “이란과의 전쟁은 우리가 이라크 전쟁에서 보았던 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