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원 FC의 김현욱(왼쪽)이 9일 강원 강릉시 노암동 강남축구공원의 강원FC오렌지하우스 축구장에서 동료 김지현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김현욱은 키 160㎝, 김지현은 184㎝다.

프로축구 K리그 사상 최단신 160㎝ 강원 FC 김현욱

“빠른 돌파와 정확한 킥
메시의 플레이 닮으려 공부
작아서 팬들이 쉽게 기억해
‘작은 거인’ 이란 별명 만족
태극전사 되는 게 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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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24·강원 FC·사진)은 프로축구 K리그 사상 최단신이다. 김현욱의 키는 160㎝. 1983년 K리그가 출범한 이후 김현욱보다 작았던 선수는 없었다. 2015년 대구 FC에서 뛰었던 레오가 김현욱과 키가 같았다. 하지만 김현욱에게 키는 숫자에 불과하다. 김현욱은 단신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승화했고, 작은 키를 적극 활용해 키 큰 선수들 사이를 휘젓고 다닌다. 김현욱은 올 시즌 2득점을 올려 강원 내에서 김지현(3골)에 이어 최다 골 2위다.

9일 강원 강릉시 노암동 강남축구공원의 강원FC오렌지하우스(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현욱은 “내 장점은 순발력과 민첩성”이라며 “상대 수비진이 돌파를 막지 못하고 둔하게 움직일 때마다 짜릿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현욱은 또 “작다는 건 결코 핸디캡이 아니다”라며 “작기 때문에 오히려 팬들이 내 이름 석 자를 쉽게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강원 팬들은 김현욱의 날랜 몸놀림에 매료됐고, 그를 ‘작은 거인’으로 부른다. 단신이지만 경기장에서의 존재감은 거인과 같기 때문. 김현욱은 “아주아주 마음에 드는 별명”이라며 “작은데 작지 않다는 표현이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김현욱은 또 “작아서 기억되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력이 탁월하기에 기억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며 “항상 팬들의 성원을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욱은 지난 3월 30일 ‘신기’를 발휘했다. 성남 FC와의 경기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문전으로 침투했고 수비수 4명을 뚫고 슈팅, 골망을 흔들었다. 김현욱은 또 지난달 21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선 골대에서 한참 떨어진 중원에서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대 오른쪽 상단을 정확히 찔렀다. 돌파, 슛에 거침이 없기에 봉쇄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김현욱은 2017년 제주에 입단했고, 지난 시즌 주전으로 도약했으며, 올 시즌을 앞두고 강원으로 이적했다. 김현욱은 “축구는 체격 조건이 중요한 종목”이라며 “기량이 좋아도 (160㎝인 선수를) 기용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부산 동래고 시절 김태진, 송세림 감독님과 한양대 시절 정재권 감독님은 믿어주셨고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다.

김현욱의 롤모델은 170㎝지만 ‘월드 스타’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다. 김현욱은 메시의 경기 동영상을 수없이 살펴보며 연구했다. 그리고 메시처럼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실시했다. 몸무게 63㎏이지만, 몸은 모두 근육 덩어리다. 김현욱은 “축구에 정답은 없지만 메시는 그래도 가장 정답에 근접한 선수”라며 “메시처럼 작고, 또 메시처럼 왼발을 주로 사용하기에 그의 스타일을 닮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은 20세 이하, 23세 이하 대표팀을 거쳤다. 지난 시즌부터 성인 무대에서 주목을 끌고 있어 예비 국가대표 자원으로 분류된다. 김현욱은 “지난해엔 공격포인트가 6개(4득점, 2도움)였는데, 올해엔 10개를 채우고 싶다”면서 “나라를 대표한다는 건 큰 영광이기에 ‘태극전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릉=글·사진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