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복지에 세금 투입
“향후 수십년간 부담 될 것”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우려되는 경제 지표는 재정 건전성 악화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경제 실험’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인위적인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를 통한 저(低)소득층의 소득 늘리기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창출과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財源)은 모두 국민 호주머니(재정)에서 나온다. 재정 건전성이 나빠지지 않을 수 없다.

9일 경제 부처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6일 세종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재정 운용의 큰 틀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우리나라의 재정 전략을 결정하는 최고위급 회의체다.

2017년 6월 20일 추미애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2000억 원이 넘는 초(超)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세율을 높이자”고 제안한 것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였다. 지난해 5월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유명한 발언을 내놨다. 올해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청와대와 민주당 등 여권 인사들이 ‘재정 당국’인 기획재정부에 “돈을 더 풀라”고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정 건전성은 악화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2018~2022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2018~2022년 사이 연평균 재정수입 증가율은 2017년 계획(5.5%)보다 0.3%포인트 하락한 5.2%였다. 반면 연평균 재정지출 증가율은 7.3%로 2017년 계획(5.8%)보다 1.5%포인트나 높아졌다. 재정수입 증가율은 낮아지고, 재정지출 증가율은 높아진 결과는 재정 건전성 악화였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해 국채 발행을 해야 해서 애초 39.4%에서 39.5%로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6∼2018년 38.2%였던 국가채무비율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복지 정책이 본격화하는 올해는 39.5%로 급등하면서 전년 대비 1.3%포인트나 높아진다는 뜻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고위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 부문 정원 늘리기와 각종 복지 정책 확대 등은 앞으로 수십 년간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