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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美·美日 ‘공식성명 온도차’

트럼프 “아베와 의견일치 확인”
통화뒤 “아주 좋은대화” 트위트

文대통령과는 “논의” 밝힌뒤
사후 특별한 반응 내놓지않아

日“러·중과 공유”… 韓은 배제

전문가 “대북지원에 골몰하다
국제사회 변화 놓친 듯” 지적

한·미가 7일 각각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전화통화 내용에서 또다시 ‘온도 차’가 명확히 드러나면서 한·미 공조 균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백악관이 이날 내놓은 내용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통화 내용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면서 ‘한국 소외론’ 관측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한·미 두 정상은 북한(DPRK)의 최근 진행 상황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 달성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전날 아베 총리와 통화한 뒤 성명에서는 “두 정상은 FFVD 달성 방법에 대한 양국의 의견 일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FFVD 달성 방안에 대해 문 대통령과는 ‘논의’했다고만 밝힌 것에 비해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재확인했다’고 밝힘으로써 극명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통화 뒤에는 직접 트위터 계정에 “방금 아베 총리와 북한과 무역에 관해 대화했다. 아주 좋은 대화”라고 밝힌 반면, 문 대통령과 통화 이후에는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도 통화 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미가 각자 내놓은 성명의 방점도 달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인도적 차원의 북한 식량 제공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밝히면서 대북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백악관 성명에는 관련 언급이 아예 없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8일 “(통화에서) 있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한·미·일 3각 공조가 느슨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북한 도발에 대해 이례적으로 한·미 정상 간보다 미·일 정상 간 통화가 먼저 이뤄지는 등 미·일이 ‘찰떡궁합’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악화도 변수로, 일본의 ‘한국 패싱’ 행보까지 나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뒤 “한반도 비핵화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도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주변국을 모두 언급하면서도 한국만 쏙 빼놓았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 등만 염두에 두다 국제사회의 민감한 변화를 놓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병기·김영주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