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新냉전 전략’ 본격 경쟁
무역전쟁서도 밀려 경제 타격

시진핑 ‘1人체제’ 강화됐지만
억압·통제로 갈등·불만 커져

21세기 중반 미국 초월을 목표로 총력전을 펴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굴기(굴起) 정책이 안팎 도처에서 반발과 역풍을 맞고 있다.

시 주석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대규모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정치·군사·외교·경제 등 사실상 전 분야에서 ‘신(新)냉전’ 전략 경쟁을 본격화했지만 남중국해와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견제로 군사적 갈등만 고조되고 있고, 기술·전략·군사경쟁에서도 미국의 힘의 우위를 절감하면서 중국의 패권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 주석은 집권 이후 6년여 동안 내부적으로 권력을 집중하는 한편 밖으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뜻하는 ‘중궈멍(中國夢)’을 내세워 미국의 패권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국의 군사 굴기와 우주 굴기, 인공지능(AI) 굴기 등은 이 같은 패권 도전을 상징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대규모 관세부과 여파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 안정을 위해 서둘러 무역 협상을 끝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의 권력 독점과 시 주석 ‘1인 체제’ 강화에 비판적인 세력에 재갈을 물리고 전 사회적 억압·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내부 갈등과 불만 수위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시진핑 체제의 ‘차이나 파워’가 기로에 서게 된 셈이다. 8일 베이징(北京) 소식통과 미·중 관계 전문가 등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 주석 장기집권의 걸림돌이었던 국가주석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한 뒤 ‘시진핑 1인 체제’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1세기 중반에 종합국력에서 미국을 뛰어넘는다는 목표 아래 군사·외교·경제 등 전 분야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역시 순수 경제 벨트 구상이 아니라 해외 군사기지 건설과 연계된 패권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