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실려 가는 여성 의원 26일 오전 국회 본관 의안과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을 제출하려는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입은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들것에 실려 가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 한국당 수십명 檢 고발
의원·당직자·보좌진 등 포함
이해찬 “軍政과도 싸웠는데
한 줌도 안되는 사람쯤이야”

한국당, 주요 회의실 점거하고
또다시 결사저지 태세로 돌입
황교안 “反민주 폭정 막겠다”
나경원 “모든 배후에 靑 있다”

선거제도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싸고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혈투를 가진 여야가 한숨 돌릴 새도 없이 이날 오전 다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법상 ‘국회 회의 방해행위’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포함해 다수의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등을 검찰에 고발할 뜻을 밝히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은 전날(25일)에 이어 이날도 국회 본관 7층 의안과를 포함한 국회 주요 공간을 점거하며 ‘육탄 저지’를 이어갔다.

◇비상대기 민주당, “나경원 등 고발” = 민주당은 이날 예정됐던 민생 현장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국회 내 비상대기 체제를 이어갔다.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기 위해서다. 민주당은 나 원내대표를 포함해 김태흠·민경욱·이주영·장제원 의원 등 전날 회의를 방해한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 및 보좌진 수십 명을 국회법 166조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전 중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건 싸움의 시작”이라며 “재야에서 민주화운동 할 때, 박정희·전두환 독재와 싸울 때가 생각난다. 그 싸움도 능히 견뎠는데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과 싸우는데 이게 무슨 싸움거리나 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국당의 국회 점거 농성을 겨냥해 “국회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면서 “우리가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아주 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불법과 폭력을 행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비리와 부패를 은폐하고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초유의 폭력 사태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의 국회의장실 점거 과정에서 저혈당 쇼크 증세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했던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배수진 친 한국당, “반민주적 폭정 막을 것” = 이날 오전 중 민주당이 사개특위 전체회의 개의를 재차 시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한국당 의원 및 보좌진은 다시 결사 저지 태세로 돌입했다. 밤샘 대치 후 국회 본관 곳곳에 나뉘어 쪽잠을 잔 이들은 날이 밝자 국회 의안과 앞에 스크럼을 짜고 국회 내 주요 회의실을 점거하는 등 대오를 갖췄다.

장인상을 당한 황교안 대표는 이날 이헌승 비서실장 편에 입장문을 보내 “우리는 공사장에나 있어야 할 망치 등을 들고 국회 문을 때려 부수려는 민주당의 모습을 목도했다”며 “목불인견 수준의 반민주적 폭정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무너지고 있는 헌법 가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저항을 끝까지 해나갈 것”이라면서 “한국당이 헌법을 수호하고 국회를 민의의 전당으로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부디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의안과 앞에서 가진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든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며 “그 목적은 단순히 선거법 개정이 아니라 그들의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안과 앞에 스크럼을 짜고 “국민은 알고 있다. 중단하라, 날치기다” “멀쩡한 검찰 멀쩡한 경찰 공수처가 웬말이냐. 대통령 딸이나 즉각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정우·김유진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