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론’의 국정반영은…

대통령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인 이정동 서울대 공대 교수는 17일 서울대 캠퍼스의 연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지난 1월 청와대에서 특보 위촉장을 받을 때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의 저서 ‘축적의 시간’(공저·2015)과 ‘축적의 길’(2017)을 읽고 감명을 받은 문 대통령이 일면식 없이 그를 전격 특보로 발탁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설에는 ‘축적의 길’을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하게 “‘축적의 시간’을 정책적으로 해석하기 위한 (정부) 노력이 나름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경제과학특보 자리를 만들어 임명하는 것을 보니 이 교수의 책에 홀딱 빠진 것 같다.

“책을 보시기 전인지 후인지 모르지만, 대통령이 경제 이슈에 대해 말씀할 때 축적, 시행착오 같은 단어를 쓰기에 여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구나 생각했다.”

―문 대통령이 위촉장을 주면서 무슨 당부를 하던가.

“혁신성장을 진전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조언을 해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우리 경제와 산업 분야의 시행착오와 축적 문제 등에 대해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와달라는 당부였다.”

―위촉장 수여 이후에 대통령과 또 만난 일이 있나.

“지금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머잖아 만나 정리된 생각을 말씀드릴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직·간접적으로 청와대 정책실 관계자들과 많이 얘기를 나눈다.”

―이 교수의 생각이 국정에 잘 활용되고 있다고 느끼나.

“벤처기업, 산업 혁신 대책과 관련한 최근 정부의 발표를 보면 우리 산업 생태계를 축적 지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해석이 나타나는 게 읽힌다. 가령 지난 3월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선 금융이 우리 산업의 시행착오를 어떻게 뒷받침할 거냐는 문제에 대해 정책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이 모였다. 내 나름대로 굉장히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혁신이라는 게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