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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원인은 무엇
방화·테러 가능성은 적은듯

교통체증 심한 시간대 발생
화재참사 조기진압 실패해

전 세계의 탄식을 몰고 온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원인은 일단 보수작업 과정에서 부주의로 인한 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석조건물임에도 순식간에 대형 화재로 번진 것은 건물의 손상을 우려해 철재가 아닌 나무 비계를 쓰고, 내부의 목재 조각품이 불에 타면서 안팎에서 불길이 옮아 붙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일간 르몽드는 현지 소방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보수공사를 위해 세워진 비계의 상부 쪽에서 화재가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발표하지는 않고 있지만 성당 내부에 설치된 목조 비계에서 처음 불이 발생한 후 촘촘히 설치된 내외부의 다른 비계로 인해 불이 삽시간에 옮아 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딕 양식의 성당 건물을 좀 더 세련되게 만들기 위해 진행된 공사에 사용된 목조 비계가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이다.

파리 소방당국은 우선 방화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언론 로컬프랑스는 “화재가 확인된 시간은 오후 6시 50분인 반면 개·보수 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은 통상 5시 30분쯤 퇴근한다”며 “아직 화재의 원인을 분석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화재 원인과 책임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계속되는 가운데 앙드레 피노 성당 대변인은 “우리도 어떤 이유로 화재가 발생했는지 모르지만 경보기는 화재 발생 직후에 울렸고 우리는 불과 며칠 전에 소방훈련을 실시했기 때문에 즉시 화재경보를 인식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재 조기 진압에 실패한 것을 두고 현지 언론들은 퇴근 시간대 화재가 발생해 소방 당국이 노트르담 대성당에 빠르게 진입하기 힘들었고 도착한 후에는 이미 불이 내부 깊숙이 퍼져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방당국과 함께 사고를 접수한 현지 경찰은 성당 주변 거리에서 교통을 통제하고 시민들에게 주변 도로로 우회하라고 전했지만 밀려드는 차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현지 일간 르피가로는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유적지 주변의 극심하고 만연한 교통체증은 소방 당국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현지 소방당국은 화재 신고 접수 후 500여 명의 소방관을 현장에 파견해 진압작전을 벌였으며 상부 구조물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드론을 활용하기도 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