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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국립극장 상설공연이던
‘소춘대유희’ 117년만에 재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40주년
‘혹 되지 아니하다’ 기념 공연

봄날의 덕수궁 광명문 앞에서 내로라하는 명인·명창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최초의 국립극장 ‘협률사(協律社)’의 ‘소춘대유희(笑春臺遊戱)’가 117년 만에 재현된다. 또 창단 40주년을 맞는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기념공연 ‘혹 되지 아니하다’를 예악당에서 펼치는 등 풍성한 국악 공연이 봄밤을 수놓는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제5회 궁중문화축전 기간 중 협률사 소춘대유희를 덕수궁 안에서 재현, 27일부터 8일간의 명인·명창 열전을 펼친다. 협률사는 1902년 고종 재위 40주년 경축 행사를 위해 지금의 광화문 새문안교회 자리에 2층 500석 규모로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극장이다. ‘소춘대유희’란 ‘봄날에 펼쳐지는 즐거운 연희’라는 의미로, 협률사에서 펼쳐졌던 전통연희 상설공연이었다. 축전의 첫날 27일 오후 7시에는 사물놀이의 대표주자인 김덕수 등이 등장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디지로그 꿈꾸는 나비(호접몽·胡蝶夢)’가 공연된다. 28일에는 설장고의 명인 이부산과 연희단팔산대 감독 김운태가 펼치는 ‘유량의 협률사’가 공연된다. 29일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 보유자인 ‘안숙선의 소리판’ 무대다. 소리 인생 62년을 맞은 안숙선이 가야금병창과 입제창 춘향가, 남도민요 등을 들려준다.

‘장단DNA-협률합생 가무악’으로 이름 붙여진 30일 공연은 한국 최초 여성 사물놀이 연주자인 박은하, 마지막 동해안별신굿 화랭이 김정희, 최고의 상쇠 김복만, 금릉빗내농악 제8대 상쇠이자 무형문화재 보유자 손영만, 평창동계올림픽 예술감독을 역임한 원일이 한자리에 모였다. 5월 1일에는 최상의 호흡으로 ‘뺑파전’을 선보였던 판소리 명창 부부 김일구와 김영자가 ‘입제창 춘향가’ 중 ‘어사상봉대목’을 펼친다. 2일에는 남사당놀이 전수교육조교인 남기문이 이끄는 ‘남기문의 남사당놀이’(사진)가 경기 지역 특유의 풍부한 가락과 춤사위를 전한다. 3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이수자인 이태백과 강은영의 아쟁산조와 진도북춤,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 산조 이수자 이용구의 단소산조와 임현빈의 판소리, 남도민요 흥타령이 어우러진다. 4일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이자 안무가인 ‘국수호의 남무전’이 기다리고 있다.(문의 02-2270-1233)

한편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25∼27일 3일간 예악당에서 창단 4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 ‘혹 되지 아니하다’를 선보인다. 이춘희, 안숙선, 강정숙, 최경만, 김청만 등 40년간 예술감독을 역임했던 명인·명창이 모두 출연하고, 민속악단 40년간의 기록을 담은 영상과 특별한 연주 무대가 이어진다. 민속악의 근원을 상징화한 ‘축원 비나리’와 음악적 본류로 말해지는 ‘시나위’ 무대를 선보인다. (02-580-3300)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