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내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기업문화 변화를 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직원들에게 명상의 시간을 제공(왼쪽 사진)하는가 하면, 롯데그룹은 남성육아휴직자 교육 ‘대디스쿨’을 운영(오른쪽)하는 등 각 기업들은 ‘문화’로 글로벌 경쟁력 키우기에 한창이다. LG·롯데 제공

- ① 경쟁력 높이는 새로운 기업문화

삼성전자, 스타트업기업 접목
빠른 실행·열린 조직 탈바꿈

현대차, 수시인사제도 시행
임원도 언제든 자유롭게 휴가

LG전자, 탄력적 출퇴근 실시
유연근무로 장시간근로 예방

롯데, 모바일오프 단계 도입
한화, 승진하면 한달 안식휴가

전문가들은 기업문화가 형성되는 데에 수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업문화는 그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기업의 문화가 미래 지향적이고 건실하면서 조직을 긍정적인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다면 그 기업은 튼실한 기반 위에 고층건물을 지은 것처럼 찬란할 것이다. 반면 기업이 과거 회귀적이거나 현재에 안주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가 통일성 없이 표출되기만 한다면 그 기업은 오래 존속할 수 없을 것이다. 문화일보는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최고의 무기가 되고 있는 각 기업만의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기업문화 혁신으로 글로벌 1등 굳힌다’ 시리즈를 진행한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은 우리 기업들의 다양한 문화양상을 파악하고, 바람직한 기업문화의 방향을 함께 모색해 보는 ‘동반자’가 돼주길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 관행을 과감히 떨쳐내고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는 ‘스타트업(Start Up) 삼성 컬처혁신’을 도입했다. ‘스타트업 삼성’은 조직문화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지향점을 동시에 담고 있는 슬로건이다. 즉, 조직문화 혁신을 새로 시작해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의 문화를 지향하면서 지속적으로 혁신하자는 의미다.

국내기업 중에서 보수적 기업 문화가 강했던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총괄수석 부회장이 ‘운전대’를 잡은 이후 기업문화에 엄청난 변화를 주고 있다. 복장을 자율화했고,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이사대우, 이사, 상무를 통칭해서 상무로 통일했으며 연말 정기 인사를 수시 인사로 바꿨다. 임원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휴가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모든 것은 수평적 기업문화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것이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 및 임직원과의 행복 토크에서 ‘다음 세대의 행복과 건강한 공동체’를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전제로 구성원의 행복추구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제시했다. 이에 각 관계사도 구성원의 행복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기업 문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의사결정의 혁신과 수평 문화의 확산을 위해 직급·호칭을 파괴하는가 하면 빅 브레이크, 휴가 신고제 등도 시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업무시간에 집중적으로 일하고 업무시간이 끝난 뒤에는 ‘삶과 일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다양한 근무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플렉시블 출퇴근제’를 실시 중이다. 8세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은 자녀의 일정에 맞춰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또 장기 휴가도 권장한다. LG디스플레이는 사무직 직원들의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기 위해 유연 근무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롯데는 임직원 및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업문화위원회를 조직해 기업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창의적인 기업문화 형성 및 근무 효율화, 가족 친화적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2016년부터 ‘유연근무제’를 시작해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업무시간 외 모바일을 이용한 업무 지시 금지를 골자로 하는 ‘모바일 오프(Mobile OFF)’ 제도도 올해 계열사별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허창수 GS 회장은 “열린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세상의 변화를 부단히 학습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자유로이 소통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 GS칼텍스는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더하는 아이디어’라는 의미인 ‘위디아(we+dea)팀’을 신설해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한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한화그룹은 젊고 미래지향적인 기업문화 구축을 위해 과장·차장·부장 등 직급 승진 시마다 1개월의 안식월을 부여하는 등 파격적인 조직문화혁신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또 업무 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유연근무제’, 업무 성격에 맞는 자율복장 근무인 ‘비즈니스캐주얼’, 정시퇴근 문화로 저녁이 있는 삶 정착과 팀 업무 스피드를 올리는 ‘팀장 정시퇴근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KT는 고유의 기업문화 ‘1등 워크숍’이 KT그룹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KT 1등 워크숍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2017년 12월 진행한 ‘규제·제도혁신 해커톤’의 모델로 활용되기도 했다.

KT는 1등 워크숍의 소통과 협업, 그리고 임파워먼트(권한위임)의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재계팀, 정리=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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