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각종 자료 내보이며… 이종배(오른쪽)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용남 전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관련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배 한국당 의원 주장

“남편, 2008년부터 로펌 근무
‘관련 소송 사건 보내라’며
삼성 미전실 부사장에 연락
부사장은 최고 경영진 설득
작년까지 사건 13건 맡겨”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남편이 삼성으로부터 13건의 사건을 수임해 거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박 후보자의 과거 의정활동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의 남편인 이모 변호사는 2008년부터 외국계 로펌에 근무하며 삼성전자 관련 사건 13건을 수임했다.

이 변호사는 제소일 기준으로 △2008년 10월 14일 △2010년 12월 9일 △2011년 2월 23일 △2011년 9월 9일 △2012년 7월 24일 △2014년 1월 21일 △2014년 5월 2일 △2014년 7월 11일 △2016년 5월 6일 △2017년 5월 31일 △2017년 10월 19일 △2018년 1월 30일 △2018년 4월 13일 등 총 13건을 수임했다. 이 변호사가 삼성에 소송사건을 요구하면, 삼성 대관 담당 부사장이 ‘박영선 의원에게 덜 물어뜯기려면 도와줘야 한다’고 경영진을 설득해 사건을 보내주는 구조라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회 소속 김용남 전 의원(변호사)은 “이 변호사가 외국계 로펌의 일본 도쿄(東京) 사무소에서 근무하며 높은 실적을 올리자 본사에서 2013년 서울 사무소를 개소해 이 변호사가 한국 총괄대표가 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해당 의혹의 출처와 관련, “로펌과 삼성에서 복수의 제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이 기간 국회 상임위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삼성을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박 후보자는 2015년 2월 27일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이른바 ‘이학수 특별법(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고, 2005년 6월 1일에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초과주식을 처분하도록 하는 ‘금산법 개정안(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2017년 1월 19일에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삼성공화국이다. 우리나라 권력서열 0순위가 바로 삼성”이라며 “삼성은 돈으로 주무를 수 있는 권력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05년 4월 18일 제1차 재정경제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삼성카드가 금감위 승인 없이 에버랜드 지분을 초과해 취득한 것을 처분해야 함에도 삼성 쪽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박 후보자가 이렇게 삼성 저격수로 활약하면서 뒤로는 공직을 이용해 돈을 챙기는 역할을 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박 후보자에 대해 2002년 모 건설사가 연희동 자택 리모델링 비용 3억 원을 대납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박 후보자는 서울대병원 특혜 진료 의혹, 세금 탈루 의혹, 장남 이중국적, 불법주차 과태료 면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김윤희·손고운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