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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점포 6개로 임대료 부풀려
이자상환비율 조작 대출 의혹
국민銀 “창고를 미래소득 산정”
금융권 “이해 안되는 계산방식”

당시 지점장인 고교 1년 후배
본점 승인도 없이 전결로 처리
金대변인과 학연 유착 의심도

금융감독원이 김의겸(사진) 전 청와대 대변인의 특혜대출 의혹에 대해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대출을 취급한 KB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김 전 대변인이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사퇴했지만 ‘특혜대출 의혹’으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건물 매입 과정을 “몰랐다”는 김 전 대변인의 해명과 달리 아내 명의로 나간 대출이 김 전 대변인의 군산 제일고 1년 후배의 ‘지점장 전결’로 처리됐다는 점에서 유착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변인 소유 건물의) 상가를 10개로 처리한 건 아무리 봐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특혜 대출 의혹에 대해 실태 파악을 해 본 후 문제가 있다면 국민은행을 상대로 검사 등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김종석(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김 전 대변인이 매입한 건물에 방 3개짜리 주택과 상가 10개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 8월 10억2000만 원을 대출해줬다. 김 전 대변인 아내가 받은 대출 종류는 자영업자 대출로, 임대소득을 소득으로 간주해 대출 가능 여부와 한도 등을 결정한다. 상가 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대출이 상가 4개로 처리됐다면 임대료가 월 275만 원이었지만, 10개로 처리되면서 월 임대료가 525만 원으로 뛰었다. 이를 통해 10억 원이 넘는 대출이 가능했다. 만약 이렇게 처리되지 않았다면 해당 대출이 나갔던 시점에 적용됐던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은 0.78로, 권고 기준(1.5)의 절반에 불과해 대출 자체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상가 개수를 뻥튀기해 RTI 기준에 근접하게 조작하고 더 많은 대출액을 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건물 지하 1층과 옥탑방의 창고 및 사무실을 미래 임대소득으로 보고 계산한 것”이라면서 “상가 수가 많으면 그만큼 최우선 변제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에 더 엄격하게 취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창고에 대해 임대소득을 적용해 RTI를 산정했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변인 아내의 대출을 취급한 지점장이 김 전 대변인의 군산제일고 1년 후배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국민은행 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과 후배 지점장이) 서로 평소 알고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국민은행 대출을 아내가 상의 없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김 전 대변인 아내 명의의 대출은 여러 석연치 않은 부분에도 불구하고 본점 대출승인 등의 절차 없이 지점장 전결로 처리됐다. 해당 지점장은 지난 1월 퇴직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