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요즘 YG엔터테인먼트만큼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회사도 드물 겁니다. 엔터업계 1, 2위를 다투며 승승장구하다가 빅뱅 승리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수천억 원의 주식 가치가 증발한 것은 물론 든든한 지원군이었던 팬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지난달부터 시작된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여간 성가시지 않을 겁니다. YG 직원들은 행여나 불똥이 튈까 모든 일에 쉬쉬하고 있지만, 회사 분위기는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외신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2일 자 미국 경제지 포브스 기사인데요. YG의 차세대 걸그룹인 블랙핑크의 잠재력을 매우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블랙핑크가 방탄소년단(BTS)의 발자취를 좇고 있으며, 미국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는 거였죠. 그 근거로 블랙핑크가 유튜브에서 구독자 수 2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BTS(1600만 명) 못지않은 팬덤을 가지고 있고, 멤버 4명(지수, 제니, 로제, 리사)이 한국어는 물론, 영어·일본어·태국어 등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지수·제니·로제는 조기 유학파이고, 리사는 태국 출신이니까요.

블랙핑크는 5일 새 앨범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컴백하는데요. 17일부터는 미국 LA를 시작으로 북미 6개 도시 투어에 나섭니다. BTS가 유튜브로 인지도를 높이고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월드투어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YG로서는 ‘만세삼창’을 불러도 모자랄 판인데 지금은 좋은 걸 좋다고 말할 여유가 없는 겁니다.

특히 최근엔 YG의 본사가 있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역사회에서도 따돌림을 당하고 있습니다. YG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신사옥을 건립 중인데 이게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신사옥 때문에 집에 그늘이 져 피해가 심하다며 불만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약 460억 원이 투입되는 신사옥은 대지면적 3145㎡(약 951평)로 지상 9층인데 일반 건물보다 층고가 높아 일조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지요. 관할 마포구청은 50m 이상 떨어져 있기에 일조권 주장과 관계없다고 해석하지만, 요즘처럼 대중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는 YG로선 매우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승리나 버닝썬, 권력층과의 유착 의혹 등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YG도 괜한 의심을 받지 않도록 자그마한 의혹이라도 꼭 털고 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 때문에 블랙핑크의 기념비적인 활약이 퇴색돼서는 안 됩니다. 한류는 지속돼야 하고 YG는 어찌 됐든 지금까지 한류를 짊어지고 온 플레이어이자 전문가 중 하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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