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환경과학원 20곳 측정

납·크롬 기준치 초과 검출
초미세먼지도 심각한 수준
법적 관리대상서 빠져 불안

어린이와 영·유아들이 이용하는 키즈카페가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과 초미세먼지(PM2.5)로 오염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안전진단 기준치의 2배가 넘는 납(Pb)과 총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검출됐다.

29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수도권(경기·인천) 내 20개 키즈카페에서 실내공기를 측정한 결과, 중금속인 납과 크롬(Cr), 발암물질인 휘발성 유기화합물, 폼알데하이드(HCHO), 살충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류 등이 다수의 키즈카페에서 검출됐다. 평택대 산학협력단 연구진이 의뢰를 받아 시행한 조사 결과 납은 20개소 중 19개소, 크롬은 18개소에서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들 중금속은 주로 바닥과 벽 등에서 노출 빈도가 높았다.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폼알데하이드, 초미세먼지는 각각 12개소, 10개소, 2개소에서 관리기준을 넘겼다. 특히 프탈레이트류는 20개소에서 모두 검출됐다.

연구진은 “프탈레이트류 중 DEHP의 농도가 높았는데 DEHP는 인형, 장난감, 가구 장식품, 마루 타일 등에 포함돼 있다”며 “DEHP는 동물 실험을 통해 간, 신장, 고환, 뇌에 영향을 줘 성장 및 생식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미세먼지가 높게 나타난 키즈카페는 요리 놀이와 같은 체험교육을 시행하는 곳이다.

폼알데하이드는 최근 1~2년 이내에 개업했거나 새로 제품을 교환한 키즈카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많았다.

연구진은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폼알데하이드로 오염된 시설에 있으면 집중력, 계산 및 기억 등 학습 수행능력이 저하될 수 있고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키즈카페는 모두 7곳이었다.

이 가운데 공기에서 허용 노출 한계를 넘어선 살충제가 검출된 곳은 5곳, 먼지에서 허용 수준 이상이 검출된 곳은 1곳이었다.

이처럼 키즈카페에서 어린이와 영·유아들이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있지만, 키즈카페는 현행법상 관리대상에 속해 있지 않다.

연구진은 “법적으로 관리가 되는 유해인자 이외에 최근 외국에선 어린이 신경발달 위해 관련 물질인 살충제 등에 대한 관리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키즈카페에 대한 환경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환경 유해인자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한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