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판사 결정 존중”… 野 “靑압박 제대로 작동”

정치권 등 엇갈린 반응
與는 “법원의 공정한 판단”

청와대는 26일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영장전담판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법원의 공정한 판단”이라고 했고 야당은 “청와대의 압박이 작동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적법하게 행사될 수 있는지 법원이 그 기준을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동시에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장과 임원에 대한 임명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검찰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과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검찰의 소환 요청이 있을 경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당히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그대로 진술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서는 앞서 균형인사비서관실 소속 행정관 2명이 소환 조사를 받았다. 청와대는 특히 김 전 장관의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리한 법 적용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고무된 모습이다. 여당도 당연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의 인사권과 장관의 임명권 행사에 대해 일정 부분 존중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며 “최종적으로 법원의 공정한 판단에 따라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청와대 압박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본다”며 “전 정권에서 벌어진 일과 동일한 사안에 대해서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은 매우 유감이며 결국 블랙리스트에 관여된 330개 기관, 660여 명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은희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김 대변인과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이 환경부 블랙리스트에 대해 ‘과거 기준에 따라 처리해 달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했다”며 “그럼 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모라고 인식하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어떤 건 적폐고 어떤 건 관행인지, 관행이면 인정을 해야 한다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병채·최준영 기자 haasskim@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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