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文정부 장관 첫 구속심사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25일 오전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마이크를 손으로 밀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관련
檢, 신비서관 소환일정 조율

직권남용·업무방해 등 혐의
법원, 오늘 金 구속영장심사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인사수석실 산하 균형인사비서관실은 비경제부처의 인사를 담당하는 부서로 환경부의 박근혜 정부 인사 찍어내기용 ‘블랙리스트’ 작성과 청와대 낙점 인사의 ‘낙하산 채용’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날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의 구속영장심사가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가운데 청와대의 법원 ‘압박성’ 발언에 대한 비난도 커지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 비서관에 대한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균형인사비서관실이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환경부와 공모해 산하기관 블랙리스트 작성과 친여권 인사 채용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김 전 장관의 영장청구서에 신 비서관의 공모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비서관 조사 후에는 조현옥 인사수석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조 인사수석 등) 그 이상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최선을 다해 설명 드리고 재판부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김 전 장관은 청와대에서 인사 관련 지시를 받았는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표를 받아오라고 지시했는지 등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전 정부에서 임명한 산하기관 임원들에게 사표를 제출받는 과정에서 ‘표적 감사’를 지시(직권남용)하고 후임자 공모 과정에서 일부 지원자에게 면접 관련 자료와 질문지 등을 미리 주는 등 특혜성 채용에 개입(업무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장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기자단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놓고서도 법조계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장관의 인사권과 감찰권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법원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김 대변인의 메시지에 대해 법조계는 “영장을 기각하라는 법원 압박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는 “사법부에 대한 겁박”이라면서 “전 정부 적폐청산 수사로 국민의 기준이 높아졌는데 현 권력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김 대변인이 ‘과거 정부의 사례와 비교해 균형 있는 결정이 내려지리라 기대한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청와대 윗선까지 수사해야 균형이 맞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노태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등 고위 공무원 4명에게 사직을 요구한 혐의와 문화예술계 지원을 배제할 목적으로 명단을 작성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한 바 있다.

임정환·최재규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