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학회 보고서

26%는 공적연금도 없어
20%는 국민연금만 의지

용돈 수준의 국민연금으로는 노후 보장이 어려운 만큼 퇴직연금이나 개인연금 등 다양한 연금 가입을 독려하는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이 사실상 부유한 계층 일부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유도대로 안정적인 다층노후보장 체제를 구축한 경우는 경제사정이 좋은 개인 중심으로 10%에 불과하고 전체 구성원의 26.7%는 공적연금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사회보장학회의 계간지 사회보장연구 최근호에 실린 ‘개인의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 유형과 성별 차이’(한겨레 중앙대 석사, 김교성 중앙대 교수) 논문에 따르면 한국복지패널 2차(2007년)부터 12차(2017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다층노후보장은 국민연금의 낮은 소득대체율을 보충하기 위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기초연금 등 여러 층으로 노후보장을 구축하는 체계를 말한다.

분석 결과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제도를 모두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개인(다층보장형)은 전체의 약 10.4%에 불과했다. 공적연금은 물론 사적연금도 구축하지 못한 미구축형이 26.7%로 가장 많았다. 국민연금으로만 노후를 대비하는 유형이 20.6%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개인연금 중심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경우는 14.8%,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준비하는 경우는 12.2%,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경우도 15.3%였다. 이처럼 ‘국민+퇴직형’과 ‘국민+개인형’도 각 12∼15%에 달하지만, 개인연금은 해약률이 높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의 실질적인 통합 소득대체율도 43∼46%에 불과해 사실상 다층노후보장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연구팀 분석이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