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무거운’ 대화 이낙연(앞줄 오른쪽) 국무총리와 홍남기(〃 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며 입장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유류·개소세 인하 5·6월 종료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땐
사실상의 세금부담 가중 등
서민 경제사정 악화 불보듯

유통업법 등 규제개선 시급
전문가“내수회복 출발점 되는
기업투자 활성화에 주력해야”

올해 들어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기업 투자도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각종 소비 진작책이 종료되는 하반기에는 경기침체 국면이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날로 하락하는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는 각종 기업 규제 혁신과 함께 기업이 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기업 기 살리기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정 부분 민간소비를 떠받쳐 왔던 승용차 개별소비세(개소세)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오는 6월과 5월 말 각각 종료된다. 승용차 개소세는 애초 지난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소비 활성화를 위해 올 6월 말로 시한을 연장한 바 있다.

이들 인하 조치가 민간 소비에 일정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지난 1월 완성차의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 늘어난 13만6157대를 기록했다. 국산 차 판매는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휘발유도 ℓ당 123원, 경유는 87원, LPG는 30원 하락해 서민 경제 생활에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에 이들 조치가 종료되면 민간 소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소비는 2.8% 증가했다. 여기에는 민간 경제의 자생적 회복보다는 정부 재정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대외 리스크 관리 및 내수 활력 제고를 통한 견고한 성장력 확보’ 보고서에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순수출의 역성장 영향에도, 정부 부문의 소비 및 투자가 뒷받침되면서 전기대비 1.0%를 기록했다”며 “민간 부문이 역성장 요인으로 작용 중인 가운데, 정부 부문이 경제성장률을 방어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지표상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예금 취급기관 산업별 대출 현황을 보면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대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0.7%로, 대출 잔액이 200조 원을 넘어서는 등 서민경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급상승에 따른 저소득층 일자리 감소와 정부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방침에 따른 실질적인 증세 효과 등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에 따라 유통산업발전법 등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 및 법안 정비와 함께 기업가 정신을 키울 수 있는 정책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당분간 소비 부문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개소세 인하 효과 종료와 고용시장 불안 등으로 그 역할이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소비 및 투자 심리 개선이 내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제 선순환 구조의 출발점인 기업 투자 활성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