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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부터 50주년 맞기까지

가수 오승근은 지난 1968년 남성 듀오 투에이스의 멤버로 데뷔했다. 이후 외래어를 사용한 팀명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자 금과은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당시 남성 듀오 최초로 ‘10대 가수’로 뽑힐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데뷔 초기 대표곡으로 ‘빗속을 둘이서’와 ‘처녀 뱃사공’ ‘떠나는 님아’를 꼽은 오승근은 “금과은으로 듀엣 활동할 때 발표했던 곡인데 지금도 많은 분이 좋아하고 불러달라고 요청한다”며 “특히 ‘떠나는 님아’는 금과은을 떠나서 솔로 오승근으로서 처음 부른 노래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사업으로 외도하던 오승근이 2001년 가요계에 복귀하며 부른 ‘있을 때 잘해’ 역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로 대중의 공감을 얻기 전 오승근은 ‘있을 때 잘해’라는 입에 착 붙는 가사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그는 “이 노래가 히트한 후 이혼하는 부부의 수가 3분의 1로 줄었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있을 때 잘해 ／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해 ／ 흔들리지 말고’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불만이 가득하던 부부들에게 경종을 울렸던 셈이다. 그는 “사람들이 ‘있을 때 잘하면 얼마나 좋아’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서로가 곁을 지킬 때 조금 더 신경 쓰면서 미련 있을 때 붙잡으라는 의미로 들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승근에게 전성기를 되찾아준 대표곡은 단연 ‘내 나이가 어때서’다. 발표 직후부터 반응이 온 것은 아니다. 2012년 첫선을 보인 후 몇 해가 지나 “노래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당대 최고의 트로트 곡으로 급부상했다. 이 노래는 ‘트로트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터져야 대박 난다’는 속설을 증명한 곡이기도 하다.

오승근은 “발표 후 초기에는 동네 노래교실에서 강사들이 자주 가르치는 곡이었는데 이때부터 조금씩 입에서 입으로, 귀에서 귀로 전해진 것 같다”며 “지방 행사에 가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는데 ‘내 나이가 어때서’가 크게 들리더라. 전국에 이런 도로가 1000개가 넘는데 이곳에서 울려 퍼지는 것이 방송국에서 한 번 트는 것보다 10배는 낫다”고 전했다.

오승근은 데뷔 5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 및 공연도 준비 중이다. 음원 중심으로 재편된 가요계에서 소장 가치가 있는 앨범을 만들어 팬들이 앨범을 구매하게 만드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기념 앨범은 2개의 CD로 구성해 1개에는 그의 히트곡을 담고, 다른 1개에는 오승근이 부른 올드 팝송으로 채울 계획이다. 또한 이르면 6월부터는 전국을 도는 공연도 준비 중이다.

그는 “요즘 아이돌 가수들의 앨범을 보면 화보처럼 만들어 소장 가치를 높이는 것처럼 나 역시 지난 50년간의 추억을 담은 사진첩을 담으려 한다. 50주년 앨범이니 무조건 ‘돈 받고 팔겠다’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살만한 값어치가 있는 앨범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6월쯤에는 3군데 정도에서 기념 공연을 연 후 연말 디너쇼도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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